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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두달간의 한국에서의 여름이 지나갔다.
하루의 차이가 커다란 변화를 만든 것을 비로소 실감한다.
한국이 아닌 시카고로 되돌아 온 것이다.
아침에 눈을 뜨기 전엔 아직 한국의 내 방 내 침대 위인 것만 같은데-
눈을 뜨고 확인해보면 더이상 여긴 한국이 아니다.
가족들, 친구들, 지인들과 많은 추억을 쌓았고-
어떤 하루는 아뭇것도 하지 않은 채 무료하게 보내기도 했다.
막상 한국을 떠날때가 다가왔을 때엔, 그랬던 날들이 후회되기도 했지만,
어느 것 하나 소중하지 않은 시간들이 없는 것 같다.
무심코 돌아가는 선풍기 소리와 축축한 공기,
무더운 햇살이 가득했던 방 안과,
혹은 검은색과 흰색의 중간쯤에서 길을 잃은 것 같은 하늘의 부산 속에서
무작정 길을 걷던 나, 또는 지극히 일상적인 온천천의 풍경도.
하나하나 알알히 채워져 내 추억장이 되었다.
그리고
이 곳엔 존재하지 않는 당신도
내 마음에선 여전히 살아가고 있고,
언젠가 내가 다시 돌아가면-
같은 자리에서 늘 그랬듯이 반겨주리라는 것을 알기에-
나는 또 이곳에서 하루를 시작하고,
언제그랬냐는 듯이 평범한 나날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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