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앞에 멋진 커피숍이 생겼다.
오늘은 커피 만들지 말고 사 먹을래- 하고 맘이 들면,
대충 옷만 갈아입고 모닝커피를 수혈하기 위해 찾는 곳.
직진으로 큰길만 건너 1분도 채 걸리지 않는 곳에 있다. (사실 오른쪽으로 가면 스타벅스도 일분 거리이지만.)
이 곳은, 힙스터들의 아지트 같은 느낌을 준다.
음악을 좋아하는 오너가 인테리어에 관여한 듯,
일렉트릭 기타가 벽에 걸려있고, (그것도 폴카닷 패턴과 강렬한 레드 컬러의 기타 두 개!)
클래식한 마이크와 사운드가 바 테이블 위에 전시되어 있는 가 하면, 벽 한 면은 그라피티로 장식되어 있고...
전체적인 컬러에 대한 인상은 black and bright yellow.
규모는 작지만 굉장히 유니크한 개성을 지닌 곳. 이름도 '일렉트릭 커피'.
여긴 dark matter coffee(시카고에 본거지를 둔 커피 로스터)를 쓰는 데,
마시면 라테에서 조차 신선한 시트러스가 느껴진다!
그런데, 오늘은 그 맛이 안 난다.
바리스타에 따라 커피맛도 바뀌는 걸까? 아님 그냥 내 입맛이 오늘 그런 걸까.
난 늘 색다른 걸 추구하는 편이지만, 가끔은 항상 그대로인 것에 대해 아쉬울 때가 있다.
하지만 한결같다는 게 쉬운 것 같으면서도 얼마나 어려운지 알기에.
일분일초가 달라지는 내 마음처럼.
한국에 잠깐 방문했을 때,
'어머, 여긴 아직 그대로네!! 정말 예전이랑 똑같다-'하며
추억에 잠길 수 있는 여지를 주는 곳에 감사하기도 하지만,
다운타운에 생긴 새로운 멀티공간에 가보고는
'우와- 여기 정말 멋져졌다!!' 하면서 또 다른 감탄을 보낼 때가 있다.
변하는 것과 변하지 않는 것.
사람도 마찬가지다.
예전 그대로인 당신과 변해버린 당신.
둘 중에 난 어느 걸 반길까.
그런데, 오늘의 커피맛에 빗대어 보면,
그건 '네'가 달라진 것일 수도,
'내'가 달라진 것일 수도 있는 거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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