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벤터나스에 방문했다.
거의 일년 만에 방문한 것 같다. 하지만 예전 그대로여서 익숙한 느낌.
평일 저녁이라서 그런지 조용해서 좋았다.
미리 예약을 하고 방문했더니 창가석에 셋팅해뒀다.
내가 주문한 것은 디너 코스 세개중에 두번째인 B코스.
(참고로 B코스 가격은 12만원, A코스가 13만원이고 C코스는 10만5천원이었던 것 같다.)
에피타이저로 나온 카르파쵸
안에 새우가 들어있고, 토마토와 야채를 졸인것을 차갑게 해서 내왔다.
토마토와 야채는 얼마전에 집에서 해먹은 토마토파스타의 맛이 얼핏 느껴졌다.
위에서 바라본 모양
식욕을 돋구기에 안성맞춤
기다리던 빵이 나왔다.
이 곳의 빵은 정말 담백하고 맛있다.
그리고 종류별로 가득 담겨져서 푸짐하기도 하고.
견과류가 위에 뿌려진 빵, 모짜렐라 치즈가 송송 박힌 빵, 베이글, 프랑스 빵, 라즈베리와 호두맛이 나는 호밀빵
모두모두 맛나다- 이런 빵이면 매일매일 먹을 수 있을 것 같다.
빵과 함께 곁들이라고, 무화과 잼이랑, 상큼한 카르파쵸와, 발사믹올리브유를 내줬다.
그리고 하우스 와인도 한잔 시켰다.
칠레산 카베르네쇼비뇽과 메를로가 있었는데, 메인요리인 안심과 함께 먹으려고 까쇼로 주문했다.
산타 헬레나 카베르네쇼비뇽
마셔보니 하우스와인치고 생각보다 가볍지 않았고, 어느정도 탄닌도 느껴지고, 스테이크와 잘 어울릴 것 같다.
버섯과 하몽 샐러드
요 짭짤한 하몽을 맛보는 것도 오랜만이다.
기름기 없이 구운 버섯과 야채도 맛있었다.
다만 버섯이 좀더 향이 좋은 종류였다면 더 좋았을텐데 하고 살짝 아쉬움이.
하지만 이 가격에서는 맞는 것같기도 하다.
원래는 모시조개 차우더 스프였지만,
재료가 다 떨어졌다며 양송이스프와 토마토야채스프 중에 선택 가능하다고 하여
난 토마토 야채스프로.
오오- 토마토 스프 정말 맛있었다.
어렸을때 아빠가 만들어준 토마토스프도 생각나면서 잠시 아련해졌었는데,
사실 여기가 훨씬 맛은 있었다. ㅎㅎㅎ
스프를 맛보면서 한스푼에 이렇게 다양한 맛이 압축될 수도 있구나, 그리고 오랜시간을 기울여 육수를 우려낸 것 같은 진한 맛이 느껴졌다.
나도 이렇게 종종 집에서 만들어 먹고싶은 맛.
다음은, 오리가슴살 구이.
라즈베리 소스와 생강거품이 오리특유의 향을 눌러주는 맛.
오리껍질은 고소하면서도 쫄깃했고 가슴살이랑 먹으니 씹는 맛이 배가 되게 만들어주는.
함께 가니쉬로 나온 무화과도 달달하고 좋았다.
입가심을 위해서 나온 레몬셔벗
초록색은 오이셔벗. 그리고 라즈베리
레몬과 오이가 묘하게 어우러졌다.
셔벗의 깔끔함이 좋다. 입안을 개운하게 씻어줬다.
드디어 나온 메인.
안심스테이크와 구운대하.
감자를 얇게 썰어서 꽃처럼 만들었다. 정말 아트네.
뒤에 있는 야채는 아티초크같은 모양이었는데, 아티초크가 맞으려나?
라따뚜이 소스 맛이 나는 것이 올려져있었다.
안심으로 해달라고 했는데 생각보다 많이 익은 것 같다.
미듐 레어로 해달라고 했어야 하나?
그래도 안심자체가 부드러워서 그런지 질긴 느낌은 없었다.
조금 퍽퍽한 느낌이 들긴 했지만.ㅎ
디저트로 나온 마롱초코케익
마롱크림 위에 무화과랑 피칸, 깨로 만든 비스킷, 초콜렛, 민트잎이 장식되어 있었다.
정말 이쁘게도 나왔다.
하지만, 맛은 그닥 내 스타일은 아니었다.
부드러운 느낌이 없는 브라우니 위에 마롱크림이 올려진 케익이였다.
브라우니가 좀 더 찰지고 부드러웠다면 더 괜찮았을 것 같다.
커피 홍차 녹차 중에 홍차로 선택.
함께 나온 설탕.
맛있어 보여서 원래는 스트레이트로 마실때 아뭇것도 넣지 않고 마시지만 한번 넣어봤다.
홍차를 마시며 케익을 조금씩 먹고 있으니 서비스라며 마카롱을 가져다줬다.
우와아아~~!! 내가 좋아하는 마카롱!!!!
완전 기분 좋아져서 입이 귀에 걸릴 정도로 나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졌다.
이히히히히^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요렇게.
초록색은 녹차맛이었고, 초코색은 초코 마카롱
보라색은 블루베리 마카롱!! 아- 진쨔 맛있다, 마카롱.
정말 달달해서 한번에 한두개 밖에 못먹지만 겉은 바삭한데 속은 찐득하면서도 부드러운 이 맛- 중독적이야.
자리를 뜨면서 창밖의 풍경을 찍어봤다.
곧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는데,
요즘은 거리에 캐롤이라던지 꼬마전구 장식, 트리장식이 많이 없는 것 같다.
언젠가 크리스마스 기분 물씬 풍기던 그 때가 떠올랐다.
온 거리가 반짝빤짝 거리고, 빨강 초록 크리스마스 색깔이 가득하고, 꼬마전구로 옷을 입은 나무들, 그 속을 울려퍼지던 캐롤.
그때엔 크리스마스가 지나면 이 모든게 사라질까봐 크리스마스가 영원히 계속되길 바랬었다.
하하하. 나도 참.
그래도 이 날 창밖의 풍경 덕에 이 곳에서나마 조금은 크리스마스를 느꼈다.
참참, 벤타나스 레스토랑 코스음식들 오늘 정말 괜찮았다.
다른 메뉴도 다- 먹어보고 싶다.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