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은 온통 앞이 흐릿한 안개 속이였다.
마치 스릴러영화 the mist의 배경처럼.
하지만 난 공포를 느끼기 보단, 꼭 여기가 마치 구름 속 세상처럼 느껴졌다.
예전부터 안개는 나를 땅에서 하늘로 이어주는 매개체였기 때문에.ㅎ
신비로운 지구.
그러고 보니 난 특이한 기상현상을 조아하는 것 같다.
태풍 매미가 칠 때에도 밖에 있었고
(고깃집에 있었는데 정전이 되는 바람에 촛불아래에서 삼겹살을 구워먹고 있었다.ㅎ)
억수같이 쏟아지는 비를 맞는 것도 조아하고
(대신 젖은채로 계속 있는 건 별로지만;;)
천둥번개가 치는 날 살며시 일어나 베란다에서 구경하기도 하고.
별똥별이 쏟아진다던날 친구랑 옥상에서 이불뒤집어 쓰고 기다린다거나.
특히 천둥번개는,
어렸을 적에 본 영화속에서- 천둥번개를 무서워하는 아이에게 아빠가 뭔가 이야기 하는 씬이었는데,
번개가 찌릿하고 치고나서 천둥이 우르르쾅하고 치기 전까지 간격을 세어 보란 것이였다.
그게 짧아지면 가까이 오는 거고 멀어지면 저멀리 가는 거라면서.
그 얘기가 왜 그렇게 귀에 확 들어왔는 지는 몰라도(영화의 주내용과는 그리 상관없는 거였기에)
꼭꼭 기억해두고,
언젠가 정말 천둥번개가 쳤을 때, 밤에 혼자 살며시 일어나 뒷베란다에 가서
천둥번개를 보며 숫자를 세었던 기억이 난다.
거기다 달도 조아하고 별도 조아하는데, 내가 즐겨쓰는 아이디도 jupiter였는데
그런데 왜 지구과학은 못했을까..;;;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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