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따라 한국음악이 무지무지 듣고싶은거다.
BTS나 블랙핑크같은 아이돌 노래가 아닌 옛날 노래가.
이유없이 왠지 그냥 그러고 싶은 날.
Spotify에도 한국음악이 꽤 있어서(물론 내가 찾는 음악이 다 있는 건 아니라 아쉬움은 늘 존재하지만) 구미에 맞는 음악을 고르다가
김동률 콘서트 앨범을 발견하고는 듣기 시작했는데,
어떤 노래를 듣게 된 순간, 갑자기 뜬금없이 옛날 일이 떠올랐다.
그 친구 말로는, 토이의 '좋은사람'이란 노래가 sad version 이 있는데, 그 버전으로 들으면 가사가 얼마나 슬픈지 모른다고.
그러고 나서 듣게된 sad version 좋은 사람.
흥겨운 멜로디때문에 지나치기만 했던 그 노래의 가사가 그제야 들렸다.
웃고 있지만 사실은 맘아픈 가사의 속마음이 전해졌다.
사실 그래.
지난 날들을 되새겨보면 알아보지 못한 순간들, 그냥 지나치지 말았어야 했을 그런 순간들이 있다.
아마도 그때의 난 또 다른 버전을 알지 못했던 것 같다.
아니면 그냥 그대로가 좋아 무심한 척 지나친 걸지도 모르겠다.
아니면 경험해보지 못한 것들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었을까.
난 매번 즉흥적이긴 했지만 은근히 겁이 많았고, 변하는 것들에 대한 두려움이 컸다고.
오늘따라 그 때처럼 가사가 귓속에 와 닿는다.
평소엔 멜로디만 흥얼거리다 어느새 가사는 흘려버리고 앨범은 끝나있는 데,
어째서 마디마디 하나하나가 귀에서 머리로, 머리에서 내 가슴속으로 자꾸만 파고만 든다.
울고싶어진다.
가사때문이다.
오늘따라 괜스레 나도모르게 센티멘탈멜랑꼴리모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