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탱이 바이러스가 뭐냐면,
가만히 앉아서 공부하지 못하고 자꾸만 놀고 싶어지는 맘만 무럭무럭 자라는 바이러스.
시험기간만 되면 유독 더 심해진다.
꼭 어디 밖을 돌아다닌 다기 보단,
그냥 딴 짓을 하고 싶은 거.
평소엔 블로그 써야지 써야지 하고는 그냥 흘려버리다가도,
시험기간이 되면 글을 쓰고 싶어진다.
평소엔 흘려 듣던 음악도 이런 날엔 온종일 음악만 들으며 가사를 곱씹으며, 낙서를 끄적거리고 싶다던가.
대체 왜 이러냐구,
늘 정반대로 하고싶어져.
도대체 난 왜 이렇게 생겨먹은거지, 조금도 참지 못하고- 이렇게 나를 다독이며
학교 도서관으로 향하는 데,
지하철 플랫폼 건너편에서 본 풍경에 혼자 웃음이 났다.
저거 뭐지. 왜 화분이 죄다 파란색이지.하고 궁금해서 다가갔는 데,
모형도 아니고 진짜 화분을 파란색 스프레이를 뿌린 거다.
뭐야뭐야 왜 저렇게 했을까.
호기심이 발동했다.
궁금해졌다.
이유를 알 순 없지만, 뭔가 잼있다. 알 수 없는 그 의도가.
그 때 화분이 말했다.
꼭 초록색일 필요는 없다고. 그럴 수 있다고.
누군가처럼 될 필요도 없고, 닮을 필요도 없다.
난 나니까.
나를 나인채로 알아봐준다면 그걸로 됐다.
파란색나무를 그 자체로 인정해준다면 굳이 초록색일 필요는 없잖아.
그래, 난 완벽하지 않고,
어쩌면 틀렸을 수도, 옳을 수도 있다.
하지만 완벽하지 않다고 슬퍼할 필요도 없고,
누군가와 비교할 필요도 없다.
그 것때문에 내 자신을 탓할 이유도 없다.
발걸음이 조금은 가벼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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