밖에 나오니 해무가 온 세상을 덮고 있다.
마치 방금까지 있었던 곳에서 일어나 문을 통과한 순간 또 다른 세계로 이동한 것 같다. 이 불투명하고도 희끄무레한 장막 너머엔 무엇이 존재하고 있을까. 이름없는 당신은 여기에 없고, 나는 지금 이순간 당신이 머무는 그곳엔 존재하고 있지 않다. 잃어버린 무언가가 무엇인지 나는 알지 못한다. 드넓은 이곳을 서럽게 두른 천을 아무리 벗겨내려도 나는 알 수 없다. 저 깊은 심연을 조용하고도 무디지않게 불규칙적으로 꾹꾹 찔러대는 이것을. 아뭇것도 원하지 않고, 아무도 필요로하지 않는 순간을 바란다. 하지만 그것이 불가능하리라는 것은 누구보다도 잘안다. 단지 내 눈앞에 펼쳐진 해무탓이아니다. 아련함 너머 어딘가에서 숨죽인채 조용히 울고있을지도 모를 내 가슴한켠을 느끼기 때문이다. 저 너머가 바다인지- 끝없이 이어질 모래사장의 연속인지- 또다른 기억의 저편인지- 벨라돈나가 필요한건지- 난 알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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