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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hemian rhapsody

persona



지나가는 순간 찍어야 겠다고 생각했지.
프레임안에 딱 맞아떨어지는 그림이 될 거라고.
지나가는 차들이 제발 한적해지길 바라고,
사진 속 주인공이 제발 그대로 있어주길 바라고,
드디어 그 순간이 왔을 때, 사진을 찍었어.
하지만,
그래도, 저 귀퉁이의 자동차는 치울 수 없었지.
저 자동차가 떠나길 기다렸다간-
주인공은 일어서서 모래를 탁탁 털고 떠나버릴 것 같았어.
그래서 자동차가 떠나기보다 머물러 있길 바라는 주인공을 담은거야.

뭐든, 그래.
이걸 원하게 되면- 저것이 문제가 되고,
저걸 선택하게 되면- 이것이 아쉽고.
모든 선택에는 기회비용이 따른다고.

난, 내가 선택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 미련이 많았어.
혹시라도, 만약, 내가 저것을 선택했더라면?
미래를 조금이라도 알 수 있다면...
늘 선택이 힘들고 어렵기만 했어.
누군가에게 의지하려 하고,
누군가 대신해준 선택에 대한 결과가 좋지 않으면 그 짐을 남에게 미루려 했던거야.
비겁하게 선택의 주체가 되는 것을 포기해놓구선. 

타이머신이 발명되지 않는 한 미래를 엿볼 순 없어.
또 언제까지고 누군가 옆에 영원히 있어주지 않아,
우린 죽어가는 존재니까.
 그래서
만약 선택을 하게 된다면-
선택한 뒤에는 거기에 최선을 다할 뿐.
후회하고 싶지 않아서, 내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고 말하고 싶어서.

그치만,
여전히 어려워.
'후회'라는 단어 죽기보다 싫어하지만- 정말, 정말로 싫어하지만,
하루에도 몇번, 몇십번도 더 후회할 때 있다고 솔직히 얘기할래.
이렇게 했더라면,
이렇게 말했다면,
그렇게 안했다면,
......
그러면서
난 절대 후회하지 않을 거라고 말해.
정말 웃긴 일이지.
이젠 그러고 싶지않아.
하지만 또 언제 나약해질진 나도 모르겠어.
난 기계가 아니니깐, 사람이니깐.
딱딱하고 차가운 고철덩어리가 아닌,
연약하고 뜨거운 심장을 가진-
때론 머리보다도 마음에 휘둘리는 인간이니깐.

그러니깐 인정하자.
누구의 잘못도 아닌,
너라는 사람의 페르소나,
나라는 사람의 페르소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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