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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hemian rhapsody

3월의 눈.


3월은 계절상 봄이라고 여겨지지만,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눈이 내렸다. 부산에서 눈을 보기란 쉽지 않은데,
어쩌다 진눈깨비가 날려도-
"와아, 눈이다, 눈!!"하며 들뜨곤 했다.
우산이 필요없는 건 말할 필요도 없고.

그런데 이날 아침의 눈은,

잠에서 덜 깬 눈으로, 손에 잡히는 옷을 되는대로 걸쳐입게 만들고는- 나를 바깥세상으로 인도했다.
슬리퍼만 신은 채 꽁꽁 언 손으로 셔터를 눌러댔지만,
온 세상이 하얗게 덮힌 고요한 아침풍경은 너무나 낯설면서도 친근해서 
마치 눈의 여왕에게 납치라도 당한 듯한 묘한 기분이 들었다.

아직 누구의 발길도 손길도 미치지 않은 순수한 눈에 사랑을 담았다.


겨울은 너무 춥지만, 그래서 더- 더- 간절한 따뜻함을 맛볼 수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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