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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hemian rhapsody

movie day

(사진출처:mebeforeyoumovie.com)

(사진출처:google image)


오랜만에 즐긴 홈무비데이.

두편의 영화를 봤다.

내가 좋아하는 와인도 한병 따서 홀짝거리면서.


첫번째 영화는 'Me Before You'

두번째 영화는 'Blue is the Warmest Color'


Me Before You
는 여주인공의 옷차림이 맘에 들었다.
시종일관 예쁘고 사랑스럽기만 한 여주인공.

남자주인공은 수염도 덥수룩, 머리는 아무렇게나 기른 장발이어도 그 핸섬함이 가려지지 않더라.

소녀감성을 자극하는 영화.

보는 중간 유치하기도 하고, 눈물 글썽이게도 만들고,

하지만 스토리라인 왠지 짐작이 가는, 동화같은 예쁜 이야기.

그래도 심각해지려면 끝없이 심각해질수도 있는 소재가 담겨있기도 하다.

한바탕 논쟁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을 만한.

과연 내 주변에 그 누군가가 그런 선택을 한다면,

동참해 줄 수 있을까?



Blue is the Warmest Color.

여긴 여주인공이 시종일관 화장하지 않은 모습을 보여준다.

앞서 본 예쁜 영화랑은 차이가 확연히 드러난다.

가족과 식탁에 앉아 밥을 먹는 모습도 하나도 예쁘지 않다.

그냥 보통 우리네 일상처럼 자연스럽기 그지없다. ‘정말 현실적이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여주인공 계속 보다보니 화장기 없어도, 아무렇게나 질끈 묶은 헝클어진 머리카락도 잘 어울린다.


제법 나이 있는 게이아저씨가 해준 True Love에 대한 언급도 좋았다.
영화는 그리 밝지만은 않다.


횡단보도에서 처음 둘이 만났던 장면...이 참 좋았다.


첫 눈에 반한다는 거.

그거.


파란머리의 그녀는 내가 봐도 너무 매력 있다. 나도 빠져들 만큼.
다른 영화에서는 그렇게 섹시하더니, 여기선 미묘함이 있다.

부드럽지만 녹아들게 만들지만, 강하기도 한, 설명할 수 없는 그것 나도 느껴졌다.

놀라운 연기력이다.

물론 아델도 마찬가지.

아주 여리고, 또 귀엽고, 성장하는 그녀도. 

점점 영화가 예뻐지기 시작한다.
전혀 꾸밈없는데, 그냥 사랑하는 두사람을 보여주는 데.


벤치에서의 장면은

둘 사이를 둘러싼 공기가, 분위기가
지독히 더운 여름이 끝나고 기분 좋게 살결을 스치는 바람처럼 신선하면서도 부드럽게 느껴진다.


그 눈빛.
그 표정.


행복한 순간이 지나고 언습 할 것 같은 불안한 예감.

대사 없는 적막은 얼마나 내 가슴을 저미게 만드는지.


사랑은
사랑은 무엇일까.
사랑이란 감정은 어디서부터 오는 걸까.


성별이 달라도 혹은 성별이 같아도

사랑이란 감정은 같다.

그들의 사랑은 남녀의 사랑과 다른 점이 하나도 없다.
웃고, 대화하고, 빠져들고, 서로를 탐닉하고, 때론 질투하고, 실수한다.
이별하고, 가슴이 찢어지고, 하염없이 눈물이 흘러나오는 걸 멈출 수 없는 것도 같다.
표정은 리얼하다.
말로 하지 않아도 전해져온다.


해피엔딩이 아니다.


오랜만에 괜찮은 영화를 본 것 같다.

서로는 사랑했고, 행복했고, 그리고 얼마쯤의 시간이 지났고, 한명은 외로웠고, 잠깐의 실수는 영원한 이별을 만들었다.
돌아가고 싶지만 이미 상대에겐 다른 누군가가 생겼다.
인생을 살아오면서 한번쯤 연애를 하면서 사랑이란 감정을 느꼈고, 이별을 해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하는 부분을 아주 평범한 것 같으면서도 디테일하게 잘 담아낸 것 같다.
다만 남녀가 아닌 두 명의 여자의 관계에서.


영화를 보고 난 뒤에 느낀 점은
두 여자의 사랑도 남녀의 사랑과 별다른 점이 없다는 거다.
사랑과 이별에 관한, 너도 그렇고 나도 공감하는,

지극히 현실적인 이야기다.


영화가 끝난 뒤 여운이 남는다.

괜시리 아델에게 감정이입이 되어선 나도 모르게 눈물이 핑 돈다.(와인때문이야.)

그녀가 안됐지만, 그녀의 행동이 엠마에겐 치유할 수 없는 상처가 되었으리라는 것도 이해한다.

그녀는 홀로 갤러리를 나서고 모퉁이를 돌아가는데,

누군가 그녀를 찾아 밖으로 나왔다.

아마도 이 세상은 그녀를 혼자인채로 내버려두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누군가를 보내주면서 위로해 주려고 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꿈만 꾸던, 뉴욕으로 가는 여행을 할 지도 모른다.

아델의 또 다른 여정의 시작을 기대하면서

어쩌면 아무 상관도 없는 관객이였던 내 자신을 위로해본다.

영화 '500일의 썸머'에서

썸머가 지나고 어텀이 그 앞에 나타난 것처럼, 너에게도 다시 사랑이 올거야- 하고.

파란드레스의 아델이 담담하게 걸어가는 뒷모습이 한층 더 성장한 그녀를 예고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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