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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익조는 없어- 적어도 이 세상엔  살갗 시린 바람에 떨던 계절이 가고 봄이 왔다. 모든게 너무도 자연스레 변한다. 분홍빛으로 가득했던 벚꽃나무도 초록빛이고 콧잔등을 할퀴던 바람도 가고 내 머리카락도 더 길어졌고 두꺼운 옷도 얇아졌다. 변한다. 다시 돌아갈 수도, 그대로 멈출 수도 없다. 지금 이 순간의 나는 다신 그 순간의 내가 될 수 없다. 지금 이 순간의 너는 다신 그 순간의 네가 될 수 없다. 일분일초가 다르다. 아무리 둘러봐도 영원은 없다. 마음도- 변한다. 그대로 있어달라 해도, 그건 불침한 신의 영역. 믿지 않는다. 영원같은거. 더보기
vanish  어느날, 아주 갑자기, 아무도 모르게,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그리고 너무, 너무, 너무, 너무나, 너무나도 보고싶다 여겨졌을 때, 진실로 내 이름 세번만 불러주면, 단한번. 꿈처럼 홀연히 네 앞에 나타날지도. 알 수 없는 미래의 어느 한 자락 빛바랜 주문. 더보기
another name * oxygen. 네가 없으면 살 수 없다. 하지만 그렇다고 너를 사랑하지는 않아. 사랑은 부재에 의한 필요가 아니야. 그것보다는 훨씬 더 강력한 무언가가 있어야 한다고. 더보기
midnight journey  한 밤의 일탈. 일탈이라 말하기엔 너무도 나태한 삶을 살고 있지만, 돌고도는 내 일과를 이토록 완벽하게 벗어난 적이 있었을까. 그것도 모든 얽매임을 훌훌 털어버린채. 언젠가 이 날을 추억할 날이 오리라는 건 그 날이 오지 않아도 알 수 있다. 사방은 온통 깜깜한 밤의 숨소리 뿐. 세상이 잠든 이 밤, 깨어있었던 나는 밤과 친구가 되어 온 거리를 방랑자처럼 떠돌아다녔다. 가로등에 반사된 벚꽃이 가는 길을 밝혀주고 나는 마치 빨강머리 앤처럼 들떠 이 밤을 영원히 가슴 한 켠에 남기겠다고- 다짐, 또 다짐했다. 더보기
cross my heart 로모의 마법이다. 이 색감이야 말로 로모만의 세계. 길을 걷다가 무심코 카메라를 꺼내들고 찍었다. 빛이 쏟아질 듯한 청아한 하늘 아래였고, 아뭇것도 거칠게 없는 반듯한 길 위였기 때문에. 그냥 그 때 그랬기 때문에. 로모는- 이런 내 맘을 고스란히 받아주었다. 더보기
안개도시 한동안 로모를 찍지 않았었다. 어떤 계기에서 인지 몰라도, 다시 꺼내들었을 땐 또 다른 모습으로 내가 다가온 로모. 그리고, 카메라 한켠에 오래도록 자리잡고 있던 필름에게는, 그토록 원하는 세상의 빛이 한겹 더 입혀졌다. 언제- 어디서- 가뭇가뭇한 기억을 아무리 더듬어 보아도 떠오르지가 않는다. 초점이 맞지않아, 혹은 안개 낀 듯 한 사진과 흐릿한 내 기억뿐. 더보기
LoveloveLove 이 세상에서 좋아하는 게 넘넘 많은 욕심쟁이. 하지만 좋아하는 것과 사랑하는 건 엄연히 다른 것!! 아이스크림은, 아이스크림만은, 사랑한다. 정말. 구스티모 젤라토도 워너비 아이스크림이지만, 요즘들어선 투섬에 플레인요거-칩아몬드만 뿌려서 먹는 고소함 최고최고>ㅅ< (맘은 이미 벌써 투섬으로~~^▼^♬) 하지만, 내 생애 최고의 아이스크림을 묻는다면, 무엇보다도 시드니의 뉴질랜드 네추럴 아이스크림. 패션프룻&망고 맛!! 이국적인 것과, 타는 듯한 열기와, 싱그러웠던 나. 어떻게 잊을 수 있겠니. 물론, 아직 200년 된 그 젤라토를 못먹어봤기때문에- 언제달라질지 모르겠지만.. 그래서 꼭 가봐야한다고 다짐하고 있는, 언젠가 이 블로그에 사진이랑 감상을 올리겠다고. 암튼- 결론은 내 삶의 비타민, 사랑스런 .. 더보기
하늘 아래 서다 어느 날 이른 아침, 서서히 빛을 머금어 가는 하늘을 문득 올려다 보았다. 간밤의 시커먼 얼굴은 어디로 가고, 푸르스름한 기운이 올라 어떤 표정을 지어보였다. 그건 나만이 알아볼 수 있는 그 무엇. 구름 한점 없는 텅 빈 파란 하늘 보다도- 자욱한 안개너머로 솜구름 잔뜩 껴앉고 있는 네가 덜 외로워 보이는 건, 그래서 더 네가 멋지다고 생각한 건, 나뿐이였을까...?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