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텀은 차갑다.
하루하루가 다르게 속도를 높이며 돌진하는 바람은 그 기세를 꺾을 생각이 전혀 없나 보다.
높다란 초고층 빌딩에 앞길을 가로막혀 갈 곳 잃은 바람이 마치 그 심술을 나에게 부리는 것 같다.
오늘같은 날은 어느 훈훈한 실내에서 잼난 영화 한 편과 함께하고픈 날.
졸린 눈을 비비고 일어나 종종걸음으로 사무실에 도착해서 자리에 앉으니,
어느덧 또 하나의 하루가 시작되었다.
하지만,
오늘이 어제와 다른 건-
말없이 따뜻한 커피 한잔을 내미는 손길.
따뜻한 커피 한 모금에 얼었던 내 몸이 온기로 가득찼다.
헤헤. 기분좋다.
잔에 그려진 에바 알머슨의 그림도 오늘따라 참 이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