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언제까지나 저 모습 그대로.
저기 저 사각틀 속의 상은 절대로 바뀌지 않는다.
하지만
함께했던 기억은-
시간이 감에 따라 변질되거나 퇴색되버리고 말아서
같은 사진이라도 이미 또 다른 눈으로 바라보게 된다.
처음엔 분명
까만 밤 새로운 세계에 깜짝 초대라도 받은 듯
황홀한 광경만이 펼쳐졌었는 데-
온 세상이 반짝거리고,
오직 그 안의 나는,
나 또한 그 반짝거림 속에서 이름모를 춤을 추고 있었다.
지금은
그 때의 내가 아닌 것과 더 이상 내 것이 아닌 그 무엇의 상실감이 더해져
떨어질 듯 말 듯 눈물방울이 반사된 도시 불빛만 가득해 보이는 구나.
춤 추는 법도 잊었다.
언젠가, 다시,
또 다른 눈을 갖게 되었을 때-
저 불빛이 더 이상 희미해져버리지 않기를.
더 환하게 반짝반짝 거리길.
그리고 멋진 선율이 나를 플로어로 이끌어주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