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시카고로 돌아왔다.
한달동안의 겨울방학은 어느새 끝.
소주 대신 사케로 그리고 겨울맛이 느껴지는 맥주로 삼겹살 저녁을 맞이했다.
사케의 끝맛은 달아서 소주에서 느껴지는 그 것과는 달랐다.
차가운 소주에서, 적당한 그 날과 적당한 그 분위기에서 '달다'라는 느낌이 나는 그 것과는 아-주 달랐다.
그래서 사케가 소주를 대체할 수 있겠다-라는 나의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다.
폰을 가져다가 연락처를 열고는 한참을 망설였다.
지금 내가 느끼는 이 저녁시간이,
이 어둑어둑한 어스름도,
이 거무스름한 공허함도
그 곳에서는 화사한 햇살의 찬람함으로 다가설지도 몰라서.
그냥 그게 싫어서.
내가 만든 삼겹살이 한국의 맛일지라도,
진정 그곳이 아니기에-
나는 그냥 이 곳의 이방인일 뿐이기에.
지금 이 삼겹살과의 사케가
한국에서의 이자카야의 밤이길 바라는 내 맘을 알아봐주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