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중에 시카고로 이사 왔고, 두 달 남짓 시간이 흘렀다.
6월의 반은 한국과 일본에 있었으니 제대로 따져보자면 한달 정도인 셈이지만, 벌써부터 이 곳이 맘에 든다.
무엇보다 큰 도시의 기운- 에너지가 몸소 느껴지는 데, 매우 크고 다이나믹 하다.
신나는 뮤직 콘서트 일정도 다가오고 있고,
맛있는 음식을 제공하는 맛집도 셀 수 없이 많고,
무더운 여름 조차도 빛나고,
도시의 스카이라인은 멋지고,
하이킹 가려면 꽤 운전해서 나가야 한다는 단점도 있지만(시카고는 완전 평지)
도시 안에서 무궁무진한 일들이 시도때도 없이 일어나고 있어서 지루할 틈이 없다.
시카고 리버!
강과 고층빌딩들이 이뤄내는 풍경.
옛것과 새로운 것이 한 곳에 모여 웅장하게 벅차 오른다.
꽉 찬 빌딩 숲 속에서도 낭만이 느껴진다.
모르는 사람에게 손도 흔들어 보고.
그리고 미시간 호수.
물도 상상했던 것 보다 맑고 깨끗하다.
이 곳은 마치 수영강변이 떠오른다.
우리나라 였다면 많은 사람들이 회나 치킨을 먹으며 소주를 마셨을 법한 곳인데,
나는 회를 먹으면서 클라우디베이를 마셨던.
여기선 조용히 책을 읽거나 햇살을 즐기고 있다.
아아- 정말 와인땡겨. 이 뷰에선 뭔가 마셔줘야 하는 데.
근데 여기선 마셔도 되는 지 모르겠다. 미국에선 공공장소에서 음주를 제한하니깐.
시카고 리버 쪽 강변 바에선 앉아서 마실 수 있게 되어 있더라만.
바다같은 호수
바다에 대한 향수를 여기서 달랜다.
바쁘게 지나가는 다운타운의 사람들을 뒤로하고, 혹은 바다같은 호수에 향수병을 달래고,
새삼 여유가 느껴지는 이 곳. 우리집. 우리동네.
해 질 녘, 창문 너머로 보이는 풍경은 더할나위 없이 사랑스럽다.
푸른 나무사이로 보이는 따스한 벽돌집도.
그리고 새로운 식구가 생겼다.
바로바로 요 초록이들! 바질, 할라피뇨, 체리토마토.
어서 무럭무럭 건강하게 자라줬음 좋겠다.
우리동네에서 찾은 맛난 커피집.
입센토(Ipsento)
날씨 좋은 날은 이렇게 차고 도어 같이 생긴 창을 열어주는 데,
마치 테라스에 앉아 있는 착각을 일으키게 하는 맘에 드는 스팟!
그리고 힙스터 느낌 물씬 풍기는 바리스타들도 볼 수 있고.
그리고 체인커피숍이지만 스벅보다 맛있는 라 콜롬브 커피.
라떼를 주문했을 때,
저렇게 따라주면서, 앞접시에 숟가락과 컵뚜껑, 티슈를 담아내준다.
커피와 우유가 만나는 순간이 예뻐서 금방 휘젓지 못하는 나.
이 곳은 my favorite grocery store, Olivia's.
가게 앞부터 까페나 레스토랑 같은 느낌, 그리고 색색의 꽃들이 항상 '안녕?'하고 인사하는 곳이다.
가게 안을 들어서면 다시 꽃향기가 "안녕?' 하고 인사한다.
종류가 그리 많지도 않고 작은 가게지만 좋은 퀄리티의 제품들로만 가득한 곳.
곳곳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건물 페인팅들.
피자집이라 그런지 피자조각을 들고 있다. 어쩜이리 귀여운지!
주말에 웨이팅은 필수지만 기다릴 만한 가치는 있다.
불금을 시작하기엔 좋은 장소!
테라스도 꽤 널찍한데, 역시 날씨 좋을 때엔 테라스.
이 곳도 테라스가 괜찮고 브런치가 맛나는 곳.
이 곳은 주말 혹은 썬데이 브런치로.
또 날씨 좋을 때엔 주말 파머스 마켓!!
맛있는 음식을 파는 코너도 몇몇이 있다. 포카치아 샌드위치랑 이거랑 고민하다가 고른 멕시칸 코너.
아침용으로 만든 타말레!!
스크렘블 에그랑 칠리소스, 버섯 등이 토핑되어 있다.
고기가 없어서 맛없을 줄 알았는데 얼마만에 없어졌더라..?ㅎㅎ
난 타말레 정말 좋아하는데, 다들 타말레를 좋아하는지?
그리고 근처에 발견한 또다른 맛집!
앤티크 타코.
콘소스 저거 엄청엄청 고소하고 맛있어서,
타코도 물론 맛있지만- 이거 한번 먹어보고 나면 그냥 지나칠 수 없게 만드는 메뉴다.
타코는 말할 것도 없이 엄청 맛있어서 벌써 몇번을 갔는지.
재료 퀄리티는 신선하고 거기다 듬뿍준다.
애리조나에서 자주 갔던 멕시코 로컬느낌의 허름한 분위기와는 상반되게
작지만 세련되고 아기자기 예쁜 가게.
그리고 디저트도 빠질 순 없지.
로컬지인이 추천해 준 컵케익집.
크림이 다른 집이랑 다르게 버터맛이 진하게 느껴진다고 추천 받았는 데,
오오- 버터크림 그닥 즐기기 않는 나도 컵케익 하나 다 먹어치웠다.
그리고 빠질 수 없는,
아이스크림!!
뭔가 달콤한게 땡길 때, 살랑살랑 걸어가면 제니의 아이스크림 가게가 있다.
요즘은 더워서 그런지 항상 줄이 있다.
어떨 때엔 아이스크림보다 고소한 와플향에 더 반하게 되는 데,
와플을 구워서 뜨거울 때, 콘 틀에 돌돌 말고 굳히는 과정은 보는 재미도 있고,
기존가게보다 색다른 아이스크림 메뉴도 많고, 시즌메뉴도 있어서 그때그때 조금씩 달라진다.
어젠 여름 시즌메뉴로 애플사이다맛 샤베트가 있길래 그거랑 블루베리 레몬 아이스크림을 먹었는 데,
오오- 정말 여름의 맛이었다.
늦봄에 와서 활기찬 시카고의 여름을 함께하고 있는 지금,
굉장히 만족스럽다.
앞으로 또 얼마나 좋은 날들이 다가오고 있을 까-
기분 좋은 상상의 나래를 펼쳐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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