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Begin again'을 봤다.
개봉한 지도 한참이나 지난 후에 보게 된 거라 이미 주위에서 내용도 대충 전해들은 터,
큰 기대도 없이 그냥 무작정 보았다.
내용은 예상했던 대로 흘러갔다.
사람들이 모두 멋지다고 했던 수록곡들 중에 몇몇은 맘에 들었다.
하지만 영화를 보고 난 뒤의 내 느낌은,
여느 다른 친구들처럼 '와- 멋져!'도 아니고, '난 주인공 남친이 바람핀게 맘에 안들어.' 이것도 아니였다.
해피엔딩도 아닌 배드엔딩도 아닌 것 같은 이런 어중간한 느낌.
하지만 이 이상한 결말이 머릿속을 계속 맴도는 건 왜일까.
다시 돌아가지 않았던 여주인공의 행동을,
조금은 더 어렸던 예전의 내가 봤다면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을거다.
그 모든것을 어떻게 뿌리칠 수 있을까. 하고.
그러나 지금은 이해가 된다면, 그만큼 나도 성장했다고 생각해도 될까.
지나온 시간은 되돌릴 수 없고, 돌아간다 해도 이미 나는 그 때의 내가 될 수 없음을.
정말 그러한가 보다. 그림도 아는 만큼만 보인다고, 보는 사람에 따라 다른 서로 다른 느낌을 갖는 다는게.
같은 영화를 봐도 영화의 어느부분에 초점이 맞춰지느냐 생각해보면 어느순간 지금의 내 자신이 반영되어 있다.
마냥 프랑수아즈 사강을 동경하는 소녀가 더이상 아님을.
나, 나라는 사람을 더 잘 알게된 것이다.
그리고 무엇이 진짜 나를 위한 것인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