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두를 사러 올만에 방문한 모모스.
1층의 커다란 테이블 위에 하얗게 만개한 안개꽃이 너무 예뻤다.
나도 모르게 핸드폰을 만지작 거리며 사진을 찍을까 말까 고민하다가-
한쪽 귀퉁이에 자리잡은 손님들에게 방해가 될까하여 이내 마음을 접었다.
하지만 계산하고 돌아서니 조그마한 테이블 위 작은 유리병에 꽂힌 또다른 안개꽃 한줌을 마주하게 되었다.
안개꽃만으로도 이렇게 아름다울 수가 있구나...하고 생각했다.
늘 안개꽃은 무언가 주인공이 되는 화려한 꽃을 뒷받침하는 꽃일 뿐이라고만 생각했는데.
하얀 깨끗함이 순수한 소녀처럼 내 맘속으로 다가왔다.
오늘의 커피를 마시며 온천천을 걷는 동안,
아주 오랜만에 하늘도 보고, 나무도 보고, 주변을 둘러봤다.
솜털같은 구름이 쫘악 깔린 하늘.
하늘은 어디에서나 이어져있다고 생각했는데,
문득 내가 가는 곳의 하늘과 이곳의 하늘이 달라보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평소엔 자연스레 느껴지던 모든 것이 달리보이기 시작했다.
내가 아무렇지도 않게 누리던 모든 것이 없는 곳.
그 곳에선 어느 생각이 많은 날 거닐던 온천천도 없고,
봄이 오면 봄의 눈을 뿌리던 벚꽃도 없을지도 모르겠고,
여름의 뜨거운 해운대 바닷가도 없고,
가을의 금정산 단풍도 없고,
겨울의 차가운 바닷바람조차도 그리워 지려나.
끝없이 생각이 넘쳐흐르기 시작했다.
오늘의 커피의 새콤하면서도 쌉싸래한 맛이 번져갔다.
그 곳에서는 달콤한 순간들이 더 많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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