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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hemian rhapsody

비 오는 밀림 속의 모험

지난 어느 날,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시간이 도래했다.

부산역. KTX 160 열차 안 15호 11A석 

밖에는 여전히 비가 내렸었다.

하지만 부산을 벗어난다는 생각만으로도 잔뜩 설레였던 나.
대체 얼마만인지-


흔들리는 기차안에서 이것저것 할 것도 많은 나.

일단은 이 감회를 글로 남겨야 했고,

눈을 감은 채 음악도 너무 듣고 싶고,
소소한 감동의 책도 읽고 싶고,

하지만 차창밖으로 온통 마음을 뺏기고 말았다.



와아- 너무너무 이쁘잖아...
(첨부한 사진은 폰카로 찍은거라 내 눈으로 찍은 광경과 비교할 바가 못되지만..;;)


흐린 날씨지만 그래서 오히려 더 운치있게 느껴졌던 바깥 풍경.

넓은 강이 기다랗게 이어지고, 사방에는 초록이 가득하고,

잿빛과 초록의 오묘하고도 이상적인 조화가 이뤄졌다.
자욱한 안개도 한 몫 더해져서.

지금 난 정처없이 떠도는 방랑시인의 기분으로,
행방불명된 곳을 여행하는 듯.

그 동안 느끼지 못했던, 이토록 아름다운 곳을 이렇게 모르고 스쳐 지나갔었다니.

동글동글한 덤불이 호수 안에 듬성듬성 솟아 있는 것도 뭔가 살아 움직일 것 같고,
우뚝한 키다리 나무 한 그루와 그 아래 놓여진 하이얀 자동차는-
마치 장난감처럼 귀여웠다.

미술관에라도 온 기분.
온 세상이 너무도 아름답잖아- 이곳도, 저곳도.
 
이 날은 자연이 주는 선물을 넘치도록 받은 것 같았다 :D

.........

이렇게 하여 당도한 곳에서의 모험은
일단 내 마음속에 담아두기로 하고,



어느새- 
시간은 흘러,



인적 드문 시간,
나는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다.

비 오는 밀림 속의 모험.

어렷을 때 정말 잼있게 읽었던 책.
나도 이 날 주인공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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