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 날 오후,
인적 드문 바닷가에
웬 사람이 홀로 모래밭을 걷고 있었다.
무슨 생각을 하며 하염없이 걷고 있을 까-
한 순간,
이 한장의 프레임이 마치 인생의 한부분처럼 느껴졌다.
잿빛 하늘, 흐릿한 바다, 젖은 모래.
우리 인생에서 항상 맑은 날만 있는 것이 아니다.
흐린 날 속을 걸여야 할 때가 반드시 온다.
궁극적인 주체는 나.
누구도 대신해줄 수 없는 나.
그래서 혼자일 수 밖에 없고, 그건 당연한 거다.
그래도
저 사람 곁에 누군가 함께 걷고 있었다면, 덜 허전해 보였을 텐데-
라는 생각이 드는 건,
아직 내 인생의 완전한 주체로서의 홀로서기가 덜 준비된 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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