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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ver mind



애리조나와 시카고의 차이 또는 나의 고향과 시카고의 차이는,

산의 유무.


바다는 미시건 호수로 위안 삼을 수도 있지만, 시카고엔 산이 없다.

가끔 고개를 들어 저 너머를 바라보면, 

둥그런 산머루에 걸친 구름도 볼 수 없고, 다운타운의 높다란 빌딩만 하늘 속에서 경계를 그린다.

그 때엔 이 곳이 마치 셋트장 같은 기분. 


철저히 인공적이고 차가운 쇳덩어리로 이뤄진 거대한 공간. 

그 속에 신의 작품은 없다.


늘 가까이 있어서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다가, 그것이 없는 상황이 생기고 나면

비로소 그 존재에 대해서 다시한번 느끼게 되는 것처럼,

결핍되고 나서야 깨닫게 되는 그것의 존재.

결핍된 부재는 네 존재의 가치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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