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에 내가 적은 글에 대한 다른이의 생각을 듣고,
아- 나는 이런뜻으로 적은건데 상대방은 이렇게 받아들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모호한 의미를 내포한 문장은 수 많은 다양성을 가져서,
나는 이걸 염두해 두고 말하고 있지만, 상대방은 거기서 다른 걸 보기도 한다.
글이라는 게 그렇다.
같은 소설책을 읽어도 공감하는 부분과 상반되는 부분이 있듯이,
결국 모든 이가 내 생각, 의견에 동의해줄 수 없다는 걸.
나 또한 한 가지에 얽매여 있었단 생각이 들었다.
그저 남들에게 조금 더 이해받기를 바랬던 마음, 그리고 그래, 네가 옳아-하고 말해주길 기대했던 마음.
하나의 목적지를 가는데에도 무수히 다른 길이 있는 세상에, 정답은 없는건데 왜 하나의 정답에만 열중했는지 모르겠다.
너와 나는 다르다고 가설을 세워놓고는 그래도 내가 맞다는 혹은 옳다는 정당성을 부여하고 싶어했다니.
바보같은 오류를 범했다는 걸 깨달았다.
또 하나의 다른 생각은,
주는 만큼 받는다. 내가 행동함으로써 그 댓가가 주어진다는 옛날 말은 맞는 것 같다는 것에 대하여.
물론 100퍼센트 다 맞는 건 아니겠지만,
상대에게 어떠한 행동을 기대했을때 그 기대에 못미치는 반응은, 어쩌면 내 행동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
내가 스스로 그렇게 만들어 온거다.
그러니깐 내 책임.
하지만 이러한 생각의 고리속에서 또 하나의 다른 내 마음속의 외침은,
모든게 내 책임이라고 하기 싫어. 내 잘못이라고 말하기 싫다는 어쩌면 마냥 어린 생각.
여전히 내 안에 있는 무수히 많은 '나'라는 존재는 어른스럽지 못하다.
이럴땐 어른스러워지고 싶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못한 나를 아주 쉽게 발견하게 된다.
그리고 인간의 도리와 예의, 솔직함의 정도 등의 기준이 아직도 많이 헷갈린다.
그리고 나름대로는 상대방의 기분을 배려했다고 해서 해온 행동들이 결국 나를 편하고 만만하게 보게 만든게
다 내 잘못이라고 하기엔 아직도 난 뭔가 억울하다.
그만하면 처세술이 늘때도 됐는데 넌 아직 멀었어. 하고 비웃음이 들리는 듯하다.
하지만 이게 나야, 이게 내 솔직한 심정이라고 중얼거린다.
내안의 어른은 다 자리지 못했나보다.
나는 그런 결과를 원하지 않았다.
나는 좀더 기쁘게, 트러블없이 잘 지낸다는 일련의 노력이였는데, 왜 결과는 그렇지 못할까.
처음부터 좋고 싫음을 분명히 하고,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고 그렇지 않으면 설득하고 쟁취했었어야했나-
머릿속에 많은 생각들이 교차한다.
왜 좀 더 단순하지 못한걸까.
가끔은 너무 어렵다.
쉽사리 결론이 나질 않는다.
이럴땐 술한잔 기울이며 이러한 생각들을 나눌 친구가 절실해진다.
내 행동, 내 생각들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어떤지 다른 이의 생각도 들어보고
방향을 잡고 싶지만 그런 시간들이 주어지지 않고 있다.
뭔가 텍스트를 주고받는 것도 충분치않다.
내가 무슨뜻으로 그 말을 전하는건지 알아줄 친구,
내 표정만 보고도 내가 무슨 기분일지 짐작해줄 친구,
그냥 술한잔 하며 귀 기울여주는, 답을 제시하지 않아도
그냥 들어만 주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되는 친구.
그러나,
먼 타지에서 산다는 건 이런거구나-하고 다시금 존재를 실감하게 되는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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