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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ver mind

한밤의 페인팅

클라우디베이 쇼비뇽블랑이 땡겼다.

겨울에 아이스크림을 즐기는 것 처럼,

사실 여름에 화이트가 더 어울린다 생각하면서도-

어제 내내 클라우디베이 쇼비뇽블랑만 떠올렸다.

소설 빅피쳐의 되돌릴 수 없는 시간의 굴레에 대한 안타까움이 머릿속을 다시 맴돌아서일까.

그 발단이 원망스럽다.

 

그냥 와인한병 들고 그 가게로 가서

혼자라도 좋으니 털썩 앉아서 한모금 하고싶은 기분.

그러다 늦은 시간에 문도 닫았을 것 같아,

깨끗히 마음을 접고,

헤드폰을 끼고 음악을 들으며 미친듯이 아크릴 물감으로 범벅칠을 해댔다.

이내 손은 물감으로 엉망이 되고,

난 만족스럽지 못한 결과물을 뒤로하고 다시 새로운 종이에 색을 입혀나갔다.

재생목록이 한번 돌고, 두번째 돌고, 몇번째 돌아간 건지 모를 첫곡이 다시 들릴 때 이윽고 손을 놓았다.

 

늘 안다고 생각한 것들이 새삼스레, 자질구레 머릿 속을 포류한다.

 

너와 나는 다르다.

 

시간은 아무도 기다려주지 않는다.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다.

 

 

 

오늘은 정말 곧장 그 곳으로 가버릴까보다.

쇼비뇽블랑의 상큼하고 화려한 꽃내음이 나를 위로해줄지도 모를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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