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디베이 쇼비뇽블랑이 땡겼다.
겨울에 아이스크림을 즐기는 것 처럼,
사실 여름에 화이트가 더 어울린다 생각하면서도-
어제 내내 클라우디베이 쇼비뇽블랑만 떠올렸다.
소설 빅피쳐의 되돌릴 수 없는 시간의 굴레에 대한 안타까움이 머릿속을 다시 맴돌아서일까.
그 발단이 원망스럽다.
그냥 와인한병 들고 그 가게로 가서
혼자라도 좋으니 털썩 앉아서 한모금 하고싶은 기분.
그러다 늦은 시간에 문도 닫았을 것 같아,
깨끗히 마음을 접고,
헤드폰을 끼고 음악을 들으며 미친듯이 아크릴 물감으로 범벅칠을 해댔다.
이내 손은 물감으로 엉망이 되고,
난 만족스럽지 못한 결과물을 뒤로하고 다시 새로운 종이에 색을 입혀나갔다.
재생목록이 한번 돌고, 두번째 돌고, 몇번째 돌아간 건지 모를 첫곡이 다시 들릴 때 이윽고 손을 놓았다.
늘 안다고 생각한 것들이 새삼스레, 자질구레 머릿 속을 포류한다.
너와 나는 다르다.
시간은 아무도 기다려주지 않는다.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다.
오늘은 정말 곧장 그 곳으로 가버릴까보다.
쇼비뇽블랑의 상큼하고 화려한 꽃내음이 나를 위로해줄지도 모를테니까.
'never mind'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샤블리와 함께 (0) | 2013.01.22 |
---|---|
단골집 (0) | 2013.01.14 |
down down down (2) | 2013.01.09 |
콘파냐 (0) | 2013.01.09 |
Sunday brunch (0) | 2013.01.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