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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ver mind

오해와 이해 그리고 용기.


아주 가끔씩,

사람의 속마음이나 생각을 꿰뚫을 수 있는 초능력이 나에게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참 웃긴 건, 그런 생각이 진정 행복한 순간에서 비롯되지 않는다는 거다.

정말 행복한 순간에서는 아무것도 의문이 생기지 않는다. 그 순간을 백퍼센트 만끽할 수 있어서일까.

뭔가 내가 생각한 것과는 다르게 흘러갈 때, 추측이 안될 때- 그런 생각이 들곤했다.

저 사람은 무슨 생각일까- 왜 그렇게 행동할까.

의문이 생기고, 이런 상황이 왔을 때,

그 의문의 대한 답을 쉽게 내안에서 찾으려 했다.

마치 내가 소설가라도 된 양 기억의 회로를 뒤져 수많은 증거를 수집하며 나만의 이야기를 만들어냈다.

어느덧 이야기는 마치 드라마가 아닌 다큐멘터리처럼 모든 스토리가 진짜인 것처럼 느껴지기 시작하고,

이 굴레에 갇혀 한동안 틀어박힌채 아무 소리도 듣지 않았다.


하지만 여러 시행착오를 겪고 나니, 알게되었다.

난 형사도 아니고, 초능력자도 아니고,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의 마음을 정확히 읽을 방법은 세상 어디에도 없다는 것.


그런 상황이 왔을 때, 그 사람의 마음이나 생각이 궁금하면

솔직하게 용기내서 물어보는 것, 그게 최선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그 용기는 누구보다도 명쾌하게 해답을 제시해준다는 것도.


사실 이 곳에 오고나서 몇번의 일을 겪었다.

너무 속상했고, 그 일은 수도 없이 내 머릿속에서 되풀이되며 나를 괴롭혔다.

금방 잊었다 싶으면 문득문득 기억의 수첩 속에서 뛰쳐나와 다시금 나를 무력하게 만들었다.

수많은 생각 끝에 용기를 냈고, 물어보았다.

잘 풀렸다. 한층 더 성숙한 단계로 갔다는 생각에 용기를 냈던 내 자신이 자랑스러웠다.

그런데, 얼마지나지 않아 그 사람은 다시 속을 알 수 없는 사람이 되버렸다.

용기를 낸 질문이 항상 효과적이지는 않다는 것도 그때 깨달았다.

하지만 적어도 그것은 새로운 판단의 기준은 되었다.

내 용기를 무의미하게 만든 사람.

그래, 그러면 이젠 Move on.


그리고,

여전히 난 완벽하지 못한지라, 또 한번의 오해가 생겨버렸다.

하루이틀을 감정적이기보다 이성적으로 나를 가다듬는 시간을 갖은 후에,

용기를 내서 물었다.

내 상황을 이야기하고, 오해를 한건지, 아닌지를 물어봤다.

그랬더니 그 사람은,

먼저 물어봐줘서 고맙다고 그런다.


앞서 나를 실망하게 만든 그 사람과는 너무도 다르지 않은가!


그렇게 우린 서로의 마음, 생각을 더 솔직히 이야기하는 기회가 되었고,

그것을 계기로 우리의 우정은 한층 더 깊어진 것 같다.

 

이 차이다.

난 이 사람를 위해 이제 앞으로도 더 솔직해질 거고, 미처 내가 손해를 보는한이 있더라도 뭔가 해주고 싶은 생각이 든다.

단지 주고받고를 떠나서 말이다.

이것이 진짜인 인간관계인 것 같다.

껍질뿐인 여러명의 친구보다, 이런 친구 한명이 훨씬 낫다고.

무엇이 껍질이고, 무엇이 알맹이인지

이번 경험을 통해서 깨달았다.

그것을 구분하는 방법도.

더이상 초능력을 갈망하지 않는다.


혼자서 백번, 수천번 고민하지 말자.

직접 부딪히자.

용기를 내자.

그러면

내 용기의 무게, 그 가치를 알아주는 사람이 진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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