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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ver mind

여유의 양면성


요즘 들어 잡생각이 많아졌다.


시간이 생겼다.

알람소리에 눈을 비비며 천근만근의 몸을 일으키는 것도 잠시만 안녕.

그 동안 마음의 리스트에 올려둔 갖가지 것 들을 실행에 옮길 수 있는 시간.

평소에 눈여겨뒀던 커피숍도 가보고, 빌려온 책을 읽거나, 낙서를 끄적이거나, 할 수 있는 건 무궁무진한데.

분명 어제 저녁,

 '그래, 그 새로 생긴 커피숍에 가서, 창가쪽 스탠드 아니면 구석탱이에 자리 잡고, 커피맛도 보고, 사람구경도 하고, 재미있는 시간 보내야지.' 하고는,

아침에 눈 뜨고는 세수하는 것도 귀찮아 침대속에서 뒹굴거리다 결국 커피숍도, 하려던 일도 뒷전으로 미뤄두고는, 

노트북과 티비만 끼고 있다 정신을 차려보니 하루가 다갔다. 

그런데 이렇게 시간이 많아졌으니 좀 느긋하게 편히 쉬면 될 텐데, 왜 머릿속은 반비례하는 건지 나도 모르겠다.

지금의 나와 이 곳 그리고 이 곳 사람들을 생각하다보니 자연스레 지구 반대편 생각도 떠올려졌다.

내가 살던 동네도 생각나고, 그러다보니 커피맛도 떠오르고, 친구들도 보고싶고.

여기까지는 괜찮지만 정리되지 못한 상처가 슬금슬금 기어오르면 나도 모르게 맥이 빠진다.

보고싶지 않은 얼굴이 떠오른거다.

왜 아직도 여기에 휘둘리는 거야! 정신차려- 하고 말하고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 알지만 안되는 걸 어떡해 하고 바보같은 대답을 한다.

이래서 바빠져야 하나보다.


겨울의 차가운 공기에 바람에 이 모든 배반을 떨쳐버리자.

긍정도 부정도 없는 새하얀 순수의 눈에 묻어버리자.


내일은 밖으로 나가자. 

별일을 만들자.

그리고 크리스마스를 떠올리고, 

올 한해를 멋지게 마무리 할 수 있는 즐거운 상상을 시작해야겠다.

내 년엔 반드시 멋진 일이 펼쳐질 것이기 때문에, 새로운 출발이 기다리고 있으니깐, 

상상은 어렵진 않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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