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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ver mind

혼잣말

그 때부터, 그 때를 계기로 그냥 자연스레 멀어졌어야 했다.


우리 셋은 모호했다.

나조차도 그렇게 대했으니깐.

충돌했을 때, 오히려 예전보다 더 친해지는 사람이 있는 가 하면,

전보다 더 못한 사이가 되는 사람이 있다.


아마 후자였나 보다.

이미 틀어진 자리를 무리하게 맞추려고 했다고 말하고 싶지 않다.

다만 메워두려 했을 뿐.

그렇게가다 여느 다른 사람들처럼 자연스레 멀어진다면, 그건 자연스러운 거다.

그렇게 되길 마음 한구석으로 바랬는 지도 모른다.

몇번씩 우리의 우정에 물음표가 생기긴 했었다.

정말 친구일까.

그 때-

아니란 걸 알았어야 했다.

애써 무시한 결과는 참혹했다.


그렇게 끝맺지 못해 상처를 입었다.

화가 나기도 하고, 서럽기도 하지만, 뭐라 글 표현할 수 없는 이 감정은-

다시는, 다시는 경험하고 싶지 않다.

나도,

그래, 가- 안녕. 하고 대답할 수 있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마음이 단어 몇자 휘갈기 듯 그렇게 따라와주면 얼마나 좋을까.

얼마나 좋을까..

얼마나 좋을까.

미처 정리할 시간도 없이 일방적으로 내려진 결론은 영혼까지도 산산조각 냈다.


부서진 조각들을 다시 끼워맞춰야 한다.

그리고 그로부터 배운 건,

적어도 나는 그렇게  행동하지 않겠다는 것.

내 생각을 그냥 솔직히 얘기하겠다고.

가짜친구가 되지 않겠다고

어떤 결과가 나올지몰라 그 순간을 모면하고 싶어도 도망치지 않겠다고.

이야기하지 않으면 평화롭겠지만 그 잠시의 평화에 안주하지 않겠다고.

혼자만의 생각끝에 혼자만의 결론을 내지 않겠다고.



이 일로 인해 지난 순간들을 되돌아 보게 된 것은 어쩌면 나에게 필요한 시간이기도 했다.

그 동안 내가 다른 사람들에게 줬던 상처들.

지금에서야 이 경험으로부터 깨달았고,

시간이 많이 흐르긴 했지만, 진심으로 사과하고 싶다.

솔직했던 순간도, 솔직하지 못했던 순간들도 분명 있었고,

내 나름대로는 최선을 다했던 순간도, 그렇지 않았었던 순간도 있었다.

무엇보다 끝맺음에 좀 더 성숙하지 못했던 것에 대하여.

시간이 많이 흐르긴 했지만, 진심으로 사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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