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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ver mind

봄이 지나가다. 어느 때부턴가 계절의 순간순간이 다양하고도 미묘한 매력으로 다가왔다. 어렷을 적엔 내 생일이 있는 가을을 제일 좋아했지만,지금은 어느 계절을 제일로 꼽냐고 물으면 선뜻 답이 나오지 않는다.그 계절 각자의 느낌은 확연히 달라서 기준이 서지 않았다. 봄은 마치 갓 화장을 한 소녀의 얼굴처럼 순수하면서도 화사하게 다가왔고,여름은 열정이 넘치는 스포츠 선수처럼,가을은 아름답게 성숙한 여인처럼, 겨울은, 겨울은, 아직도 뭐라 말하기 어렵지만, 싫진 않다.겨울은 여름과 둘중에 어느 계절이 더 싫은 가 저울질 하던 계절 중에 하나였고,유독 추위를 많이 타는 나에겐 시린 공기의 촉감만으로도 으스스 떨렸지만,겨울이 있기에, 따뜻한 노란방에서의 차가운 아이스크림이 더 맛있게 느껴졌던 것 같다. 계절의 변화는 아쉬움과 설레.. 더보기
잠 못 이루는 밤. 온전히 나만의 밤.밤의 고요함이 좋다.귓속을 울리는 선곡들은 나를 심연의 밤 속으로 가라앉힌다. 새로운 곳에 익숙해 지느라 잠시 방치되었던 내 휴대폰의,그 앨범속의 오랜 그 곡들.이젠,한번 스치기만 해도 추억에 사무치고야마는 나를 발견했다.나는 성장하고 있는 걸까, 아니면 멈춘건지, 뒷걸음질 중인건지.많은 생각이 든다. 당장 뛰어나가도 도달할 수 없는 그 장소, 그 음악을 들어도 돌아갈 수 없는 그 날.아-무엇일까.교차하는 수많은 이 감정들의 정체는. 더보기
봄? 여름? 지난 주 주말에는 밖에서 물놀이를 했다. 아침, 저녁으론 아직 서늘한 날씨이지만 한낮엔 벌써부터 여름의 더위가 느껴졌다. 햇살은 따갑고, 그늘은 서늘하고. 지나가는 길에 만난 초록풀. 싱싱한 봄이 느껴졌다. 싱그러움이 새록새록. 그리고 3단 콤보 꽃밭. 정녕 봄이로구나. 그래, 여름이라고 하기엔, 그냥 지나쳐버리기엔 봄이 아쉬워지는 걸. 아직 한국은 쌀쌀한 겨울이겠지. 그 곳에도 얼른 따스한 봄의 소식이 전해지길. 더보기
cappuccino 새해가 밝아왔는데- 지난 한해를 되새겨보니 아직 운전면허도 못땄고(연습중이라는 구실만 앞세우고), 영어도 그닥 많이 유창해진 것 같지도 않고, 나만의 커리어가 생긴 것도 아니고, ....... 이루지 못한 것 투성이란 걸 깨달았다. 물론 어떠한 것들은 순조로히 넘긴 것도 있겠지만- 지금 이 순간에는- 못다한 것들, 그리고 이뤄내지 못한 것들에 대한 내 마음의 무게가 더 무겁게 저울을 누르고 있다는 거다. 괜시리 먼 곳에 살고 있다는게 버겁게 느껴지기도 했다. 그냥 그 곳에 있었다면..... 이런 기분이 들때- 익숙한 그 공간에서 그 곳에 있는 사람들과 함께 고민을 반으로 줄여보기도 했을터인데. 한번도 이렇게 멀리 떨어져서 1년이고 2년이고 그 해를 넘기고 살아보지 않아서 이기도 한가보다- 이렇게라도 위로.. 더보기
젤라또 젤라또 내가 얼마나 아이스크림을 좋아했던가. 선배들도 내 별명을 아이스크림이라고 지었을 정도였는데. 물론 다른 별명도 있었지만. 이 곳에 와서 벤앤제리 아이스크림만 실컷 먹다보니, 과일로 만든 상큼한 젤라토가 그리워졌지만, 혼자 사먹기는 싫어서 누군가 같이 갈 기회만 노렸다. 하지만 밖에 나와서 밥을 사먹고 나면 으레 배불러져서 디저트에 대한 생각은 잘 들지 않게되는 거다. 그렇게 여러번의 기회를 놓치고 드디어 가게 된 젤라또 가게. 사실 이번에도 멕시코식당에서 푸짐한 식사를 한 뒤라 그닥 끌리지 않았는데, 가게에 들어서고 나니 진열장 속에 젤라또가 나를 마구마구 유혹하는 거다. 이미 배는 부른 상태였지만, 테이스팅 해보실래요? 하는 말을 그냥 넘기지 못하고 유혹에 넘아가고야 말았다. 그리고는 결국 블루베리맛 .. 더보기
켄켄 요즘 일상의 소일거리 하나가 신문 속에 켄켄(KEN KEN)을 푸는 것이다. 켄켄을 풀 때, 여러 경우의 수와 확률을 생각하게 되는데, 점점 단계가 올라갈 수록 경우의 수가 많아진다. 어느 날, 풀리지 않는 미궁 속을 해메이듯 끝나지 않는 켄켄을 풀고 있는데, 생각지도 못했던 다른 셈이 떠올랐고, 그 마지막 경우의 수로 모든 칸을 바른 숫자들로 채울 수 있었다. 그 마지막 숫자의 나열이 모든 다른 칸들의 셈과 맞아떨어졌을 때의 쾌감이란. 그러다 문득, 인생도 어쩌면 켄켄을 푸는 것과도 닮아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알 수 없는 해답을 찾아 이것저것 경우의 수를 놓고 숫자를 대입해보며 풀어나가는 것. 처음 대입한 숫자가 맞아 떨어지면 빠른 시간안에 모든 칸의 숫자를 채워넣고 완성하는 때가 있는 반면, 생각지도.. 더보기
말과 행동 갑자기 든 생각. 두서없이 쓰기. 문득, 행동과 말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었다. 생각하게 된 원인은 따로 있었지만 지금은 떠오르지 않는다. 행동과 말이 일치되는 것과 행동과 말이 다른 것, 행동이 먼저인지 말로 옮기는 것이 먼저인지. 그리고 어떤 말은 입 밖으로 내뱉어지는 순간 그 가치가 어떻게 매겨지는 지도. 입 밖으로 내뱉은 말은 행동으로 옮겨지기도 전에 그렇게 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또 어떤 말은 입 밖으로 나온 순간 그 가치가 다른 비슷한 수준의 단어와 동등한 가치가 매겨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훨씬 고귀하고 귀한 것을 표현하고 싶은데, 그 도구로 사용되는 말이라는 건 여전히 한정적으로 여겨진다. 그것을 뛰어넘으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그저 미사여구를 더 사용하는 것 외에 없는 것일까. 더보기
오늘 이상하게도 오늘은 정말 신나면서도 슬프기도한 날이다. 여기와서 젤 처음 만난거나 마찬가지인 좋은 사람이 다른 주로 이사가게 되어서 마지막으로 다같이 만나서 밥을 먹었다. 맛난 브런치식당에서 여자 넷이서 함께하는건 마치 미드속에서나 봤던 장면처럼 신나게 느껴졌다. 그렇지만, 시간이 점점 지나갈수록- 막상 후회와 아쉬움이 수없이 교차했다. 나의 지난 날을 되돌아보게도 만들면서, 왜 난 아직 운전을 제대로 못하는 걸까. 그러고 보니 한국에서 운전학원 끊어놓고 땡땡이 친 것도 후회되었다. 그때 학원섭을 꼬박꼬박 들었다면, 운전면허라도 따놓았다면 하고. 난 후회하기 싫은데 자꾸만 자꾸만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는 운전못해도 계속 연락하고 자주 만나고 했었어야 했는데, 뭐가 그리 생각이 많아진건지. 데리러오기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