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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ver mind

선물 아- 정말 진심으로 행복했던 시간이였다. 이곳에 온지도 벌써 꽤 몇달이 흘렀는데, 그동안 친구없이 지낸다는게 쉬운일은 아니였기에. 늘 친구와 함께했던 시간의 비중이 컸던 나에게, 어느 날은 답답하기도 하고 어느 날은 외로웠던 시간이 분명 존재했었다. 그런데 이렇게 같은 나라의 동성의 사람들을 만나 서로의 이야기를 하고 들어주는 보통의 시간들이 나에겐 어찌나 감사하고 풍요롭던지. 몇가지 되물었던 질문중에 하나가, 과연 이곳에서 정.착. 할 수 있을까. 였다. 그 질문의 답이 완벽히 해소되었던 날. 그리고 이렇게 앙증맞게 귀여운 선물도 받았다. 수정과인데 잣이랑 곶감도 넣어서 정말 실한 진쨔 수제수정과. 난 그동안 수정과에 곶감이 들어가는 줄도 몰랐는데- 새삼 새로운 것도 배웠다. 더불어 이 나라에서도 하려.. 더보기
생각의 고리 저번에 내가 적은 글에 대한 다른이의 생각을 듣고, 아- 나는 이런뜻으로 적은건데 상대방은 이렇게 받아들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모호한 의미를 내포한 문장은 수 많은 다양성을 가져서, 나는 이걸 염두해 두고 말하고 있지만, 상대방은 거기서 다른 걸 보기도 한다. 글이라는 게 그렇다. 같은 소설책을 읽어도 공감하는 부분과 상반되는 부분이 있듯이, 결국 모든 이가 내 생각, 의견에 동의해줄 수 없다는 걸. 나 또한 한 가지에 얽매여 있었단 생각이 들었다. 그저 남들에게 조금 더 이해받기를 바랬던 마음, 그리고 그래, 네가 옳아-하고 말해주길 기대했던 마음. 하나의 목적지를 가는데에도 무수히 다른 길이 있는 세상에, 정답은 없는건데 왜 하나의 정답에만 열중했는지 모르겠다. 너와 나는 다르다고 가설을 세워.. 더보기
반성과 변명 우연히 블로그 검색을 통해 들어간 곳에서 어떤 글을 읽게 되었는데, 왜 읽고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보통은 관계없는 사람이 주저리주저리 쓴 글은 무시하고 내가 찾는 정보에만 집중하지만- 이번에는 나도 모르게 글을 읽게 되었다. 글쓴이의 인간관계 맺는 법에 대한 고찰같은 글이였는데, 글쓴이는, 친해진 사람에게는 받는 것보다 주는 것을 좋아하며, 거짓으로 대하는 게 가장 싫고 자신과 인간관계를 맺고 싶으면 다른 것보다도 무조건 솔직해야 한다는 내용이였다. 그리고 아부와 아양떠는 사람도 싫고, 거짓으로 대하거나 자신이 생각하는 타입이 아니면 그 사람과 더 친해지기 전에 인연의 끈을 놓는다는 글이였다. 그 글을 읽고난 뒤, 생각을 거듭한 끝에 나는 얼마나 타인에게 솔직했는 가에 대한 반성과 변명을 해보려한다. .. 더보기
떠도는 생각들 십년이 넘도록 함께한 친구인데, 이렇게 오랜시간 알고지낸다는 게 쉬운게 아닌데- 어째서 물음표를 안겨주는건지... 잘 모르겠다. 여전히 우리는 가로막힌 벽 사이로 메세지만 주고받는 사이인것 같다. 서로의 얼굴은 보지 못하는채로. 상대방의 표정은 어떠한지, 무슨 기분인지 알지 못한채로. 넘 복잡해. 대체 의도가 뭔지, 나의 부족한 주변머리로는 파악이 안되는걸. 나도 여자지만, 여자들의 미묘한 늬앙스는 불길해, 복잡해. 파악할 필요없이,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는, 서스럼없이 이야기할수 있는 친구는 몇명이나 될까. 정말 가녀린 숫자구나. 겨우 이런 빈약함뿐이라니. 괜시리 저 아래로 꺼지는 기분. 별거아닌데, 그냥 그런건데 내가 확대해석하는 건지. 나도 참 좋은 친구가 있었는데, 이럴땐 그때가 생각난다. 많이. .. 더보기
보라색 꽃이 피는 나무 여기와서 좋아하는 나무가 생겼다. 사이프러스 나무를 좋아했는데, 사이프러스와는 또 다른 느낌으로 나에게 다가온 나무. 바로바로 '자카란다' (Jacaranda) 처음에는 내 눈을 의심했다. 정말? 저어말?? 보라색 꽃이 피는 나무. 세상에 태어나서 여태껏 살아오면서 처음보는 나무다. 예뻐서 사진 찍고 있는데, 어디선가 허밍버드가 날아와서 가지에 살포시 앉았다. 허밍버드를 만나면 뭔가 Luck을 나에게 가져다주는 느낌이 든다. 그냥 나혼자만의 생각이지만. 아무튼 그런 생각때문인지 허밍버드를 만나면 기분이 정말정말 좋아진다. 이 곳에선 자카란다 나무를 만나기가 어렵지 않다. 자카란다 나무만으로 가득한 곳에 가면 어떤 느낌이 들까!! 마법의 기운이 느껴지는 묘한 매력의 나무. 더보기
yellow spring 얼마 전 친구로부터 벚꽃 사진 한장을 전해받았다. 이제 한국에도 봄이 왔나보다. 봄이 오면 분홍빛 꽃잎이 바람에 눈처럼 흩날리는 것을 그렇게도 좋았했었다. 긴 긴 추운 바람이 옅은 속삭임처럼 느껴질 때, 난 그 계절을 너무나도 만끽했었다. 그리고 온천천을 따라 걷노라면 낮보다도 밤하늘을 하얗게 수놓던 그 벚꽃나무를 더 좋아했다. 지금은 그 광경을 보지 못한 다는 게 참으로 안타깝다. 집에서 한걸음만 나서면 어렵지않게 보이던 게 벚꽃나무였는데. 봄이야, 봄. 하고 나에게 말하던 벚꽃나무. 일상에 스며들어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했던 것들이 이 곳에서는 참 소중해진다. 벚꽃나무 대신에 이 곳에서 또다른 일상이 된 노란나무. 이름을 몰라 나혼자 노란나무로. 나중에 알아본 바로는 이름이 'palo verde' 였다.. 더보기
orange blossom 정확히 언제 피는 건지 모르겠다. 아마 지역마다 시기는 조금씩 다를 거다. 이 곳에서는 저번주부터 오렌지꽃 향기가 진동하고 있다. 밤하늘 하얗게 수놓은 꽃들이 무수한 가운데, 저멀리까지 향기로움을 떨친다. 깊게 숨을 들어마셔본다. 내면 깊숙히 들어오는 향기로운 그 무엇이 내 몸속 가득 퍼져나감을 느낀다. 생전 처음 오렌지꽃을 맞이하고서 '아, 이것이 바로 orange blossom 이로구나-' 하며. 더보기
해바라기 태양처럼 환하게 웃는 해바라기를 발견하고 집에 데려왔다. 집에 생화가 함께 숨쉬는 건 참 기분좋은 일이다. 점점 봉우리가 피어나는 꽃을 보며 함께 미소도 더 크게 번져나간다. 비록 시간이 흘러 시들어진 꽃은 맘을 조금 아프게 할지라도. '그 순간을 즐겨라.' '그 순간을 기억해라.' 우리에게 가장 아름다운 순간이 바로 '지금' 인 것처럼. 그러고보니, 고흐 그림 속 해바라기와 정말 닮았다. 강렬한 샛노람은 고흐를 그토록 열광하게 만들던 그 빛깔. 태양을 쫓는 해바라기처럼 꿈을 좇아 여기로 왔다. 그 꿈이 영원히 다이야몬드처럼 빛나기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