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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 끝나가는 무렵 아직도 한 여름이다.물론 절정에 다다랐을 때보단 시원해진 편이지만. 오랜만에 한국친구?언니들과 함께 점심식사를 했다.(이 곳에선 나이가 많든 적든 다 친구먹으니 가끔씩 friend를 언니라고 표현하는 걸 깜빡하게 된다.)이 곳의 내 생활이 한국말을 듣고 말하는 시간을 참으로 감사하게 만들었는 데,그래서 그런지 이 모임의 일분 일초가 소중하다. 모두의 런치타임을 위해,테라스를 어떻게든 만끽해보려 했으나, 아직은 조금 더 기다려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기다림.기다림.이렇게 하루하루, 테라스 앉기 좋은 계절을 기다리다보면, 그 시간이 왔을 때, 진정 그 가치를 실감하고 또 감사하게 될 거다.그래서 지금의 시간들도 놓칠 수 없는 인고의 시간처럼 느껴진다. 요즈음,한국에 있는 지인들에게 실망을 적지않게 했더랬다... 더보기
sweet sweet sweet corn 옥수수의 계절인가보다.마트 진열대에 한가득 쌓인 옥수수 앞에 6개에 천원이란 문구가 씌여져 있다.이렇게 저렴할수가!! 하고 소리없이 외침과 동시에, 옥수수=여름 이란 공식이 머릿속에 떠올랐다.여름은 여름이구나.나날이 날씨는 더워져간다. 옥수수알의 노란 빛깔이 더욱 샛노랗게 번져가는 것처럼. 어렷을 적, 여름이면 늘 놀러갔던 바닷가 외갓댁에 가면 외할머니가 쪄주었던 찰진 옥수수도 떠올랐다.물론 맛은 확연히 달라서 그 것의 맛을 곱씹을 수는 없었지만. 이 곳의 스위트 콘은 정말 달달하다.스위트 스위트 스위트 하고 세번은 반복해야 할 것 같은.달달달한 옥수수라고 해야할까나.그냥 전자렌지에 살짝 데워먹어도 충분히 맛나지만-왠지 또 우리식으로 삶은? 찐? 옥수수가 떠올랐다. 그러고 보니, 집에선 늘 엄마가 옥수수.. 더보기
꽃병 제대로 된 꽃병이 집에 없다!! 사야지, 사야지 항상 맘 먹다가도, 막상 맘에 드는 꽃병을 집었다가 말도 안되는 가격에 화들짝 놀라서 '당장 필요한거 아니니 담에 사지뭐.' 하고 이내 손을 내려놓고야 말았더니, 어쩌다 꽃이 예뻐서 무작정 사고는, 집에 와서야 어디에 꽂아야 할지 골똘히 생각하게 만드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거기다 **에 가면 저렴하고 괜찮은거 많아~ 거기 가봐. 하고 정보를 주니, 그 곳에 가기 전까진 꽃병 사는 걸 잠시 보류해야 할 것 같아 또 연기되고야 말았다. 그리고 얼마 전, 아는 언니가 '부처님 오신날' 행사를 하니 절에 한번 와보라고 초대를 해줬다. 딱히 종교가 있는 건 아니였지만, 산사 주변을 조용히 걸으며 풍경 소리에 귀를 귀울여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정화되는 걸 경험했기에.. 더보기
성숙 분명 그것은 아픔으로 시작했지만, 영혼을 다독이는 글도 읽어보고,사람들의 이야기에 귀를 귀울여보기도 하고, 그리고-문득, 갑자기 떠올랐다. 부끄러운 얘기 더 해도 괜찮을까? 넌 외톨이가 아냐 하나모토 교수님이 있고 내가 있어 야마다도 마야마도 있어 -영화 허니와 클로버- 언젠가 오래전에 봤던 영화 속의 대사가. 마음을 고쳐먹기로 했다.그래, 이럴때가 아니다.내 옆에는 여전히 소중한 사람들이 있고,그 사람들에게 내 마음과 열정을 다하기에도 지금의 인생은 모자랄지 모른다.인디언 말로 친구는 '내 슬픔을 자기 등에 지고 가는 자' 란다.나도 그렇게 해주지 못했고, 상대방도 그러하지 못했다.그러니 이건 슬픈일이 아니다.더이상 감정소모 하지 말자고.이것으로 인해 인생에 의미있고도 소소한 기쁨의 순간을 놓치고 싶지.. 더보기
혼잣말 그 때부터, 그 때를 계기로 그냥 자연스레 멀어졌어야 했다. 우리 셋은 모호했다. 나조차도 그렇게 대했으니깐. 충돌했을 때, 오히려 예전보다 더 친해지는 사람이 있는 가 하면, 전보다 더 못한 사이가 되는 사람이 있다. 아마 후자였나 보다. 이미 틀어진 자리를 무리하게 맞추려고 했다고 말하고 싶지 않다. 다만 메워두려 했을 뿐. 그렇게가다 여느 다른 사람들처럼 자연스레 멀어진다면, 그건 자연스러운 거다. 그렇게 되길 마음 한구석으로 바랬는 지도 모른다. 몇번씩 우리의 우정에 물음표가 생기긴 했었다. 정말 친구일까. 그 때- 아니란 걸 알았어야 했다. 애써 무시한 결과는 참혹했다. 그렇게 끝맺지 못해 상처를 입었다. 화가 나기도 하고, 서럽기도 하지만, 뭐라 글 표현할 수 없는 이 감정은- 다시는, 다시는.. 더보기
봄이 지나가다. 어느 때부턴가 계절의 순간순간이 다양하고도 미묘한 매력으로 다가왔다. 어렷을 적엔 내 생일이 있는 가을을 제일 좋아했지만,지금은 어느 계절을 제일로 꼽냐고 물으면 선뜻 답이 나오지 않는다.그 계절 각자의 느낌은 확연히 달라서 기준이 서지 않았다. 봄은 마치 갓 화장을 한 소녀의 얼굴처럼 순수하면서도 화사하게 다가왔고,여름은 열정이 넘치는 스포츠 선수처럼,가을은 아름답게 성숙한 여인처럼, 겨울은, 겨울은, 아직도 뭐라 말하기 어렵지만, 싫진 않다.겨울은 여름과 둘중에 어느 계절이 더 싫은 가 저울질 하던 계절 중에 하나였고,유독 추위를 많이 타는 나에겐 시린 공기의 촉감만으로도 으스스 떨렸지만,겨울이 있기에, 따뜻한 노란방에서의 차가운 아이스크림이 더 맛있게 느껴졌던 것 같다. 계절의 변화는 아쉬움과 설레.. 더보기
Da Vang 쌀국수가 몹시도 땡겨서 (신나는 불금을 보낸 주말 아침 해장용으로ㅎㅎㅎ)한국이였다면, 익숙한 가게인 '더 포'에 갔을텐데 여긴 없으니나름 평도 괜찮고 멀지 않은 곳을 검색해서 찾은 곳, 그 곳은 바로바로 'Da Vang'처음에 한국인 가게인 줄 착각하게 만들었던 이름 '다방' 주소는 4538 N 19th Ave, Phoenix, AZ 85015전화번호는 (602) 242-3575 (지도출처:구글맵) 이 것은 간판.베트남사람? 인지는 모르겠지만 동양인이 보이는 걸보니 제대로 찾아온 것 같다. 분위기는 약간 오래된 중식당같은 느낌이 풍겼다.의외로 홀이 꽤 넓었다. 메뉴판.여러가지 메뉴가 많았는데, 나름 몇개의 목록으로 분리해놔서 Pho글자를 찾아 일단 쌀국수 메뉴부터 찬찬히 읽어보기.저번처럼 이상한 부위가 .. 더보기
Phoenix Home & Garden Tour 작년에도 즐겁게 투어했었던 피닉스 홈앤가든!올해에도 어김없이 가든 투어를 진행한다기에 신청해서 가게 되었다. 표와 지도.하나씩 원하는 대로 순서와 관계없이 구경할 수 있다.총 다섯군데. 첫번째로 갔던 집.입구부터 여러색들의 꽃들이 출입을 반겨주었다. 구성한 게 참 맘에 들었다.나무 받침도 정말 이쁘고.작은 색색의 꽃들과 다육이들이 조화롭게 잘 어우러졌다. 마치 가짜같은 진짜 색을 가진 꽃.꽃잎 안에 또 꽃잎이 있다. 신기했다.세상엔 내가 모르는 예쁜 꽃들이 이렇게나 많다는 걸.새삼 다시 실감했다. 수영장 파티오 기둥엔 오렌지색 꽃 넝쿨이 예쁘고도 자연스레 . 중간에 비가 와서 투어에 차질이 있지나 않을까 했는데,우산이 없어서 조금 고생하긴 했지만, 비에 젖은 정원은 또 색다른 모습을 선사해주었다.뭔가 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