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ohemian rhapsody

노트

§

1/26/2019

갑자기 이 춥고 외로운 도시에게 무한한 애정을 느꼈다.

하얗게 뒤덮힌 눈의 도시,

이 혹독한 풍경이

그리워질 또 하나의 어느 순간이 오리라는 것을.

 

4/11/2019

완연한 봄이다.

온몸으로도 만끽하고도 모자람이 없는 가득찬 햇살 덕에

겨우내 참아온 겨울 나무눈의 보송보송 털옷을 금방이라도 벗어던질 수 있을 것 같다.

마치 바로 싹을 틔울 것처럼.

오늘의 햇살은 모든게 이토록 만족스럽다.

 

4/15/2019

왜 spotify에서는 버스커버스커 노래를 들을 수 없는 거야!

한국에서 런칭 한다고 들었는 데, 아직인건지- 아님 버스커버스커 음원과는 계약이 안된건지.

예전에는 곡명조차 검색이 되지 않았는 데, 이번엔 검색은 된다.

하지만 활성화가 되지 않아서 아무리 클릭해도 소용없다.

아쉬워 아쉬워.

벚꽃엔딩이랑 여수 밤바다만 들으면 되는 데.

 

4/17/2019

월요일은 섭씨 20도의 봄

오늘 수요일은 섭씨 3도의 겨울.

겨울과 봄을 단 2일만에 넘나들다니.

그래도 다행히 비는 그쳐서 학교가는 길이 최악은 아니다.

역에서 전철을 탈때 하늘을 봤다.

구름이 빠르게 지나간다.

또 떠오르고 만다. 황령산 꼭대기 전망대 나무길.

올라섰지만 안개로 가득차서 아뭇것도 보이지 않았던 그때.

하지만 전망을 보지 못한게 하나도 아쉽지 않았던 그 날.

왠지 구름 속에서 하늘을 나는 기분이 들었으니까.

 

5/1/2019

믿기지가 않는다. 벌써 5월이라니!!

여름방학이 다가오는 건 기쁘지만 시간의 흐름에 내가 따라가지 못하는 기분도 살짝 들어 뭔가 아쉽다.

문득, 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록 우리는 서로 다른 환경에 놓여 있을 지라도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항상 같다.

시간은 사람을 구별하며 기다려주거나 혹은 재치는 일이 없다.

우리모두는 같은 시간의 틀 안에서 살아가고 있다.

 

갑자기 웃긴 생각이 들었다. 

1년을 365일 기준이 아니라 770일 기준으로 하면 세상은 어떠했을 까.

만약 나만 1년이라는 주기를 두번의 봄과 두번의 여름, 두번의 가을, 두번의 겨울로 규정짓는 다면.

그럼 난 이 사회에서 동떨어진 사람이 되어버리는 걸까.

왜냐면 나는 사회적 약속을 무시하고 있으니까?

그럼 난 지금 내 나이의 반이 되는 거고, 갑자기 숫자는 무의미해진다.

사람의 그 자체, 실체는 존재하지만- 그것을 규정짓는 언어는 과연 존재하는 걸까?

사람에 의해서만, 그 사회의 틀 안에서만, 커뮤니케이션을 위해서만 존재하는 걸까?

 

5/6/2019

시카고가 시애틀보다 비가 더 자주 오는 것 같다.

 

봄은 어디로 간걸까.

쌀쌀해. 추워.

알래스카 바다에 몸을 담그고 있는 것 같은 기분.

얼어붙은 앙상한 나뭇가지 마냥 손이 시리다.

잿빛 하늘이 지겨워.

푸른하늘을 보여달란 말야.

 

5/8/2019

우산이 고장 난 바람에 인터넷으로 새 우산을 주문했다.

도착예정은 수요일.

그런데 하필이면 수요일 일기 예보에 비소식이 있다.

학교에 가야하니 배달될 때까지 무작정 기다릴 수도 없는 노릇인데, 

비를 맞으며 전철역까지 걸어가야 하나- 이슬비면 괜찮은 데.

heavy rain만 아니길 바랬다.

점심시간이 되자 비가 후두둑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마침, 내가 나설시간, 언제 그랬냐는 듯이 그친 비.

럭키!

그친 틈에 얼른 나가야지 하고, 쌀쌀할까봐 터틀넥을 입고 나왔는데-

터틀넥이 무의미 할 정도로 공기가 훈훈했다.

봄이 오긴 온거니?

옷을 바꿔입어야 했기에 계단을 뛰어 다시 올라갔다.

 

5/14/2019

오늘 날씨 정말 조~~~~~오타.

소풍 가야 할 것 같은 날씨.

학교 가는 길이 괜히 들뜬다.

비록 과제 그룹 모임일지라도.

내일도 날씨가 좋았으면 좋겠다.

봄이 오래오래 지속되었으면 좋겠다.

Clock and Lake 쾌속 전철을 탄 내 기분도 쾌속.

이번 여름엔 한국에 간다.

여름아, 한국아, 기다려.

 

5/13/2019

아- 퍼즐 풀고싶다.

해답이 궁금해서 미치겠단 말이야.

궁금한 건 못참아.

 

5/14/2019

지각.

일찍 부터 준비했는 데- 

잠깐 한눈파는 사이에 시간이 훌쩍 지나갔다.

그나마 다행인건 오늘도 쾌속전철.

2정거장? 3정거장을 곧장 뛰어넘는 게 어디야.

오늘도 날씨가 예쁘다.

주체하지 못할 만큼 쏟아지는 따사로운 햇살

청량한 공기, 곳곳에 보이는 색색의 꽃들. 

봄봄봄.

봄이 온 세상에서 노래를 부르고 있다.

정말 아름다운 화음이다.

 

5/30/2019 5:18pm

언니 생일인 시간.

숫자를 보면 꼭 무언가가 자연스레 연관되어지는 내 버릇.

날씨가 좋다.

도서관에서 맘에 드는 책을 골라 읽고 싶다.

그리고,

글자 하나하나에 찬찬히 스며들고 싶다.

가슴을 두드리는 그런 글귀를 만나서 내 노트에 끄적이고 싶다.

 

'bohemian rhapsody' 카테고리의 다른 글

this much.  (0) 2019.09.18
Epilogue  (0) 2019.09.17
구름  (0) 2019.05.29
커피가 좋아  (0) 2019.05.08
봄봄봄  (0) 2019.04.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