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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hemian rhapsody

작은 말



안녕?

오늘은 참으로 기쁜 날이야.

2018년 3월 이후로 좀 힘든 일이 있었거든. 

봄이 올 줄만 알았던 4월까지 시카고는 눈과 잿빛 하늘 때문에 괴로움은 더했어.

내가 사랑하던 벚꽃 눈도 없고, 따스한 봄 햇살도 없는 이 곳...

대체 나는 무엇을 위해서- 

이렇게 삶이라고 불리는, 전혀 내 것 같지 않은 껍데기 같은 것을 영위하고 있나- 하는 의문이 들 정도 였다면,

더이상 말하지 않아도 알겠지?

금방 끝날 줄 알았던 이 일은 의외로 2019년까지 이어졌어.

중간 중간 웃음짓게 하는 일이 없진 않았지만, 솔직히 얘기하면 삶의 버거움이라고 해야 할까?

언제나 내 곁에서 어깨를 짓누르고 있었어. 

그 가운데에서 긍정적인 마음을 유지 한다는 거,

 그게 조금은 힘겹고 무거웠어. 아니, 사실 아주 많이.

정말 바라고 바라고 드디어 끝이구나 했던 순간, 또 다시 가차없이 베이고 꺾였던 시간들에 익숙해져서, 

아무런 기대 없이 보통날을 보내고 있었던 오늘이었어. 

그런데 오늘은 정말 좋은 소식이 있었어.


아직도 믿기지가 않아.

그 동안 수고했어.

사실 난 아무 것도 한 거 없었지만. 

그래도 축하한다고 말하고 싶어.

참으로 우스운 일이야. 무언가를 열심히 바랄 때, 그리고 꺾인 희망에 가차없이 무너졌을 때,

주저 않고 싶은 적이 너무도 많았지만, 

그래도 언젠가 좋은 일이 기다리고 있을 거라고, 

계속 되뇌이며 견뎌왔던 순간들이 지금은 꿈같이 느껴진다는 게.

정말로 그 끝은 어디일까 의문이 들 정도로 계속 가라앉던 순간들은-

당시에는 정말 힘들었지만,

지금 이 순간엔 그 모든 것이 나를 더 꿋꿋하게 만들어준 밑거름 같이 느껴져.

아마도 지금은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이런 생각이 들 정도로 여유로운 걸까.

그래서 모든 건 마음먹기에 달린 건 지도 몰라.

하지만, 난 그냥 인간이기에, 

소소한 상황에 좌지우지 되고 마는 한낱 미물일 뿐이라,

오늘을 축하하고 기억하고 싶어.

감사해요.

나를 그 구렁텅이에서 꺼내줘서.

고마워요.

나늘 나로서 살게 해줘서.




p.s. 

항상 나에게 큰 위로가 되어 줬던 음악.

Epitone Project 의 앨범 [낯선 도시에서 하루] 중 터미널이란 곡, 2분 50초가 지나는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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