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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hemian rhapsody

안녕 가슴이 미어질 정도로 슬프고도 아름다웠다. 나에게 항상 노을은 그랬다. 다신 만나지 못할 이별과도 같이 안녕- 하고 순식간에 사라져버린다. 남은 건 칠흙같은 어둠뿐. 더보기
무의미 또렷히 보려 할 수록 흐려지는 그런게 있다. 기억해내려고 할 수록 더 모르겠는 것. 흐릿한 테두리 안에서 오직 나만의 느낌을 더듬어 새로운 너를 창조해내는 나. 그건 너일까, 아님 나의 환상일까. 더보기
메세지 또 신기한 사진이 나왔다. 분명 제대로 된 사진은 아니다. 뭔가 잘못된 거겠지. 쓸모없다고 삭제해 버릴 수도 있겠지만, 난 너무 잼있다. 반쪽의 서로 다른 컷. 희미한 쪽은 대체 무슨 사진인 걸까- 기억을 더듬어 본다. 사진은 정말 신기하다. 어떻게 되리라 예상하고 찍고서도, 다시보면 전혀 다른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게 한다. 내가 어떤 의도를 두고 찍었을 때- 사람들은 그것과 같은 것을 느낄까? 아님 전혀 다른 색다른 것을 느낄까? 의도하지 않은 어떤 사진을 보고, 과연 무엇을 떠올리고, 무엇을 느낄까? 지금까지 겪어온 우리의 경험이 바탕이 될 수도 있고, 어떤 새로운, 신선한 충격이 될 수도 있을 거다. 비단 사진 뿐만이 아니다. 영화를 보아도, 그림을 보아도, 늘 스쳐 지나가던 길 위에서도, 한번도 .. 더보기
노을 진 오후 이날은, 분명 봄의 노을이었다. 차갑고 시리던 겨울에서 따스한 봄의 전환점. 배고픈 저녁도 뒤로한채 멈춰선 그 날은- 코 끝을 살짝 스치는 냉랭한 공기감촉만큼 너무도 생생해. 이후로, 몇달의 시간이 흘렀다. 그 무더웠던 여름, 느리게만 가던 시간이 훌쩍 지나고- 가을, 그리고 다시 겨울. 시간을 붙잡을 수 있다면. 너무 아련하다. 더보기
소쩍새 울음처럼 필름을 현상하고 가장 마음에 들었던 사진. 가장 의외의 사진. 아주 어지럽고 산만하고, 깨끗치 못한 장소였다. 힘겹게 핀 것 같아 안쓰러울 정도로. 하지만, 역시- 꽃은 꽃인가보다. 주변상황에 아랑곳하지 않고 저렇게 당당히 아름다우니. 갑자기 서정주님의 국화 옆에서란 시구절이 떠올랐다. -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나 보다 난 내면의 아름다움이란 향기를 머금을 수 있을까- 가을에 피는 국화꽃을 위해 소쩍새는 봄부터 울었댔지만, 나는 과연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 나는 과연 지금 무엇을 원하고 있는가. 아직 해답을 구하지 못했다. 그러나, 언젠가 선택을 했을 때- 멈추지 않을, 포기하지 않을 희망을 원한다. 느림보걸음이지만 계속 가고 있다는 게 중요하지 않겠어. 먼 훗날.. 더보기
그 따스함 나를 살포시 안아주는 듯한 따스한 빛감. 언제부터 눈이 아닌 감각으로 느끼게 되었지? 그 따스함에 한여름임에도 매서운 한겨울 온기를 주는 벽난로가 생각났다. 더보기
이미지 여러 이미지가 한 곳에 모였다. 참 신기하게도 내가 담고자 하는 것이 가끔은 어떠한 다른 효과에 의해서 비틀어지거나 생각지 못한 장면을 만들어내곤 한다. 더보기
텅 빈 도로 어느날, 문득 이상한 느낌. 나도 모르게 익숙해졌던 거리의 소음들이 한 순간 갑자기 사라져버렸기 때문이었다. 이처럼 어떠한 것들은 굳이 절실히 원했던 것도- 바랬던 일도 아닌데도 멋대로 자신의 몸에 익숙해지고 적응해버린다. 이럴땐 내 몸에 숨겨진 이상세포가 제 마음대로 반응한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내 의식이 알아채기도 전에 뭔가에 먼져 익숙해져버리는 건 가끔은 무서운 일. 항상 그래야 한다고 당연히 느끼고 스치던 것이었기에 다시 돌아온 어느날, 문득 그렇지 않음을 느꼈을 때- 그 당연함과 익숙함은 원래의 가치보다 몇배, 몇십배 혹은 몇만배 더 소중해져서 그 상실감을 주체할 수 없이 크게 만들어 버린다. 그래서 너무 소중했던 그것. 미리미리 알아차렸다면 좋았을 텐데-하고 이미 늦어버린 조각들을 다시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