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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hemian rhapsody

바벨과 랍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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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씩은 조용한게 좋다가도

또 어떠한 날은 집안이 몹시도 적적하게 느껴져서 이유없이 TV를 틀어 놓곤 한다.


한참 숙제를 하다가 잠시 고개를 돌려보니

어떤 영화가 방영되고 있었지만, 그 때엔 크게 임팩트가 느껴지지 않아서 다시 숙제를 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이 영화가 처음에 어떻게 시작되었는 지는 모르겠지만-

숙제문제가 제대로 안풀린 탓인지, 

어느 순간 내 눈은 숙제를 하고 있던 노트북 스크린에서 티비 스크린으로 향해 있는 걸 알 수 있었다.


모로코, 멕시코, 일본을 넘나들며 각자의 상황과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었는 데,

제대로 보지 않았을 때는 대체 이 영화는 무슨 영화지? 하는 물음표만 잔뜩 안겨주었다.

아무래도 드문드문 보다가 중간부터 제대로 보기 시작한 탓도 있었겠지만, 

처음에 이상하리 만치 관계없어 보이던 모로코, 멕시코, 일본의 서로 다른 이야기들이 결국 엮여 있다는 것을 알게되었고,

참 괜찮은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나서 알게된 영화 제목이 'BABEL'. 이야기를 풀어내는 솜씨가 끝내준다는 생각이 든다.

처음부터 제대로 봤다면 또 다른 느낌을 줄까?


또 다른 영화 랍스터는 독특한 소재 때문에 어떻게 전개될지 궁금한 마음에 이거뭐야 하면서도 끝까지 봤다.

굉장히 실험적이고 창의적인 느낌을 받았는 데, 오묘한 감정들이 뒤섞여서 좋은 지 나쁜 지 헷갈리게 했다.

열린 결말에서  내가 가슴이 아픈건 아무래도 나는 그걸 예감해서겠지. 

다른 사람들이 이 영화를 보고 무엇을 느꼈는 지 궁금해졌다.

바벨이란 영화가 재료를 잘 버무려 센스있게 만들어낸 미슐랭스타 레스토랑의 디너라면,

랍스터는 아담하지만 개성이 강한 가게에서 내놓은 야식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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